AA라고 적힌 봉지를 들고 이게 제일 높은 등급이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제일 먼저 아셔야 할 게 이거예요. 세계 공통 기준이 없어요.
나라마다 자기 방식으로 등급을 매겨요. 그래서 다른 나라 등급끼리는 비교가 안 돼요. 케냐의 AA와 콜롬비아의 수프리모는 아예 다른 걸 재는 거예요.
기준은 대체로 이 셋 중 하나예요.
알 크기 — 케냐, 탄자니아 쪽이에요. AA가 제일 굵어요. AB, C 순으로 작아지고요. 콜롬비아의 수프리모와 엑셀소도 크기 기준이에요.
재배 고도 — 중미 쪽이 이 방식을 써요. SHB나 SHG 같은 표시가 높은 데서 자랐다는 뜻이에요.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봉지에서 보실 수 있어요.
결점두 개수 — 에티오피아나 인도네시아 쪽이에요. 정해진 양에 결점두가 몇 개인지로 나눠요. G1, G2 같은 표시가 그거예요.
여기서 오해가 제일 많이 생겨요.
크기가 크다고 맛이 좋지는 않아요. 고도가 높아도 관리가 나쁘면 소용없고요. 등급은 한 가지 조건만 잰 표시예요.
특히 크기 기준이 그래요. 작은 콩이 더 맛있는 경우도 흔해요. 앞서 얘기한 피베리처럼요.
그럼 볼 필요가 없냐면 그건 아니에요.
결점두 기준은 꽤 정직해요. G1이면 결점이 적다는 뜻이고, 그건 잔에 바로 나오니까요. 고도 기준도 어떤 결인지 짐작하는 데 도움이 돼요.
다만 등급만 보고 고르시면 어긋나요. 저는 등급보다 로스팅 날짜를 먼저 봐요.
등급은 그 나라가 뭘 중요하게 보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더라고요. 맛의 점수는 아니고요.
저는 이 순서로 봐요.
네 번째가 마지막이에요. 앞의 셋이 다 적혀 있으면 등급은 굳이 안 봐도 돼요.
봉지에 붙은 알파벳이 궁금하시면 나라 이름이랑 같이 알려주세요. 뭘 잰 건지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