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삼키고 나서 입안에 남는 맛을 여운이라고 불러요. 바리스타들은 애프터테이스트라고도 해요. 좋은 커피는 여운이 달고 깔끔하게 오래 가요. 반대로 쓰고 텁텁한 맛이 오래 남으면 원두나 추출에 뭔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커피를 다 드신 손님이 빈 잔을 두고 한참 입맛을 다시셨어요. 그러다 신기하다는 듯 말씀하셨어요. "다 마셨는데 아직 초콜릿 맛이 나요."
그게 여운이라고 알려드렸어요. 손님이 "커피는 마시는 동안만 맛이 있는 줄 알았어요" 하셨어요. 그 뒤로 그분은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일부러 잠깐 가만히 계세요. 그게 습관이 됐대요.
세 번째는 대개 너무 진하게 뽑혔거나, 오래된 원두일 때 나와요. 앞서 과추출 얘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 그 신호 중 하나예요.
첫째, 한 모금을 입안 전체에 굴리세요. 혀 끝만이 아니라 양옆과 안쪽까지요.
둘째, 삼킨 뒤 코로 숨을 천천히 내쉬어 보세요. 향이 코로 올라오면서 여운이 더 잘 느껴져요.
셋째, 십 초쯤 가만히 있어 보세요. 처음엔 쓴맛이, 그다음엔 단맛이나 다른 맛이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넷째, 물로 입을 헹군 뒤 다시 마셔 보세요. 같은 커피도 더 또렷하게 느껴져요.
제 경험으로는 잘 볶고 신선한 원두를 알맞게 내렸을 때 여운이 좋아요. 화려한 향보다 여운이 좋은 커피가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저는 새 원두를 고를 때 여운을 꽤 중요하게 봐요. 마시는 순간보다 다 마시고 나서 생각나는 커피가 결국 다시 찾게 되는 커피거든요.
끝나고 나서 남는 게 진짜 맛이에요. 오늘 하루가 끝난 뒤에도 좋은 여운이 남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