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된 책에서 볼펜이 끼워진 채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 몇 쪽이 휘어 있었죠. 책갈피 얘기를 한번 적어두겠습니다.
복잡하지 않죠. 얇고 평평하면 됩니다.
두꺼운 것을 끼우면 그 자리만 벌어지죠. 오래 두면 책등이 그쪽으로 휘고, 나중에는 저절로 그 쪽이 펴지죠. 앞서 빌린 책이 망가졌을 때 처리를 적었는데, 저희가 고치는 것 중에 이 자국이 꽤 됩니다.
딱딱한 것도 안 됩니다. 넘길 때 종이를 긁죠.
실제로 반납된 책에서 나오는 것들이죠.
볼펜과 연필. 제일 많습니다. 두껍고 딱딱해서 가장 나쁩니다. 동전과 열쇠. 자국이 남고 녹이 옮죠. 영수증. 종이는 괜찮은데 인쇄가 종이에 옮겨 붙습니다. 몇 달 지나면 글자가 비치죠. 꽃잎과 나뭇잎. 예쁜데 말라서 부스러지고 얼룩이 남습니다. 포스트잇. 붙였다 떼면 종이가 일어납니다. 오래 붙여두면 접착제가 배고요. 머리핀과 클립. 종이를 긁고 눌린 자국이 남습니다.
종이 책갈피. 가장 낫습니다. 서점에서 그냥 주는 것들이죠. 띠지. 앞서 책 표지 싸는 법에서도 적었는데, 접어서 쓰시면 딱 맞습니다. 버리기 아까우셨던 분께 권합니다. 천이나 실로 된 것. 얇고 부드러워 좋죠. 도서관에서 드리는 것. 대출대에 두는 관이 많습니다. 반납일이 적혀 있는 것도 있죠.
의외로 이쪽을 쓰시는 분이 많습니다.
쪽수만 적어두십시오. 휴대전화 메모에요. 앞서 읽은 책 기록 남기는 법을 적었는데, 거기 같이 적으시면 두 가지가 한 번에 됩니다. 장 단위로 끊으십시오. 장이 끝나는 데서 덮으시면 다음에 어디부터인지 찾기 쉽습니다.
책을 엎어두지는 마십시오. 이게 제일 빨리 망가뜨립니다. 책등이 갈라집니다. 모서리를 접지도 마십시오. 내 책이면 상관없지만 빌린 책이면 안 됩니다.
이건 곁가지인데 적어둡니다.
반납된 책에서 꽤 많은 게 나옵니다. 사진, 편지, 아이 그림, 명함 같은 것들이요. 찾으러 오시는 분이 드뭅니다. 잃어버린 줄도 모르시는 거죠.
그래서 저는 책을 보내기 전에 한 번 털어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앞서 헌책방에 책 파는 법에서도 같은 얘기를 적었습니다.
무엇을 끼워두었는지는, 그 책을 어디서 읽었는지를 같이 남긴다.
그 자리가 아직도 조금 벌어져 있습니다. 고쳐도 완전히는 안 돌아오더군요.
그래서 요새는 대출대에서 종이 책갈피를 한 장씩 같이 드립니다. 그게 훨씬 싸게 먹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