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라떼는 삶은 밤을 곱게 으깨서 우유에 풀어 만든 음료예요. 고구마 라떼처럼 걸쭉하고, 맛은 고소하면서 은은하게 달아요. 밤이 나오는 가을에만 만드는 가게가 많아서, 이맘때 찾으시는 분이 꽤 계세요.
밤 라떼를 만들려면 밤을 까야 해요. 이게 제일 손이 많이 가요. 어느 오후에 제가 카운터에서 밤을 까다가 손톱이 아프다고 투덜거렸어요.
그랬더니 단골 손님이 "같이 까 드릴까요?" 하셨어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한 시간 동안 같이 까 주셨어요. 그날 만든 밤 라떼 첫 잔은 그분께 드렸어요. 그 맛은 제가 만든 어떤 라떼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
밤은 그 자체로 달고 고소해요.
고구마 라떼보다 단맛은 덜하고 고소함은 더해요. 저는 이 차이가 좋더라고요.
밤은 가을에 수확해요. 그래서 이맘때가 제일 맛있고 구하기도 쉬워요.
직접 삶아서 만드는 가게는 가을이 지나면 메뉴에서 빼는 경우가 많아요. 일 년 내내 파는 곳은 대부분 만들어진 밤 페이스트나 시럽을 써요. 어느 쪽이 틀렸다고는 못 해요. 다만 직접 삶은 밤으로 만든 건 가을에만 맛볼 수 있어요.
첫째, 밤을 삶아 껍질을 까세요. 깐 밤을 사시면 훨씬 편해요.
둘째, 깐 밤을 우유를 조금 넣고 믹서에 곱게 가세요. 꿀이나 설탕을 조금 넣으면 단맛이 살아요.
셋째, 간 밤을 냄비에 넣고 우유를 더 부어 약불로 데우세요.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 주세요.
부드럽게 드시고 싶으면 체에 한 번 거르세요. 저는 거르지 않고 알갱이를 조금 남기는 편이에요. 씹히는 맛이 가을 같거든요.
손이 많이 가는 것일수록 같이 하면 금방이에요. 오늘 누군가와 같이 무언가를 하셨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