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손님 하나가 소식을 전해줬어. 겨울 철새가 날아오기 시작했대. 뉴스에 강가에 새 떼가 내려앉은 모습이 나왔다더라.
그 손님은 주말에 직접 보러 갔대. 하늘에 새가 줄지어 날아가는 걸 봤대. 소리가 먼저 들리고 그다음에 새가 보였대.
재밌는 건 그 손님이 새 얘기보다 사람 얘기를 더 했다는 거야.
망원경 든 사람, 새 이름을 다 아는 사람, 매년 같은 자리에 온다는 사람. 그중 한 노인은 수십 년째 같은 날 그 강가에 온대. 새가 오는 날을 노인이 먼저 안다고.
나는 그 노인이 철새 같았어. 철 따라 같은 자리에 오는 사람.
그 얘기 들으면서 무협이 떠올랐어. 무협 낭인도 철 따라 움직여.
낭인 얘기를 전에 적었어. 소속 없이 떠도는 사람. 근데 아무렇게나 떠도는 게 아니야. 겨울엔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가고, 여름엔 북쪽으로 올라가. 표국 일이 많은 철엔 상단 따라가고, 일이 없는 철엔 객잔에 눌러앉아.
그러니까 낭인한테도 철이 있는 거야. 철새처럼.
그리고 낭인은 대개 같은 객잔에 다시 와. 지난겨울에 묵었던 데, 주인이 얼굴 알아보는 데.
제비집 얘기를 전에 적었어. 봄에 같은 둥지로 돌아온다고. 낭인한테 객잔이 그 둥지야. 떠돌아도 돌아갈 데가 하나쯤 있어야 버티거든.
생각해보니 우리 객잔에도 철 따라 오는 손님이 있어. 겨울만 되면 나타나는 손님, 장날에만 오는 손님, 명절 전후에만 들르는 손님.
그 손님들이 오면 계절이 바뀌었구나 해. 달력보다 정확해.
철 따라 찾아오는 손님 같은 사람 주변에 있으면 얘기해줘. 객잔엔 그런 사람이 하나씩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