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말이 거의 없으신데 오래된 친구들 앞에서는 제일 시끄럽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본인은 자기가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하시더군요.
두 모습 다 본인이 맞습니다. 다만 그것을 성격이라고 부르면 설명이 안 됩니다.
성격과 성향은 둘 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합니다.
둘 다 반복해서 나타나고, 둘 다 남들이 알아봅니다. 그래서 하나로 묶어 쓰이는데, 묶으면 오늘 같은 경우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갈리는 것은 자리가 바뀌어도 그대로냐입니다.
성격은 어디서든 나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도, 친구 앞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도 같습니다.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느 방에서든 정리를 하죠. 자리가 바뀌어도 안 바뀝니다.
성격은 바꾸기 어렵습니다. 오래 걸리고, 완전히는 안 바뀝니다.
성향은 어떤 조건에서 나오는 기울기입니다.
낯선 사람이 많으면 말이 줄고, 편한 사람이 있으면 늘어납니다. 조건이 바뀌면 기울기도 바뀝니다. 그래서 성향은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성향은 성격보다 다루기 쉽습니다. 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조건을 바꾸면 되니까요.
이렇게 해보시면 됩니다. 그 모습이 나오는 자리를 세 개만 적어보십시오.
회사에서 조용하고 친구 앞에서 시끄러우시면, 내성적인 것이 성격이 아니라 낯선 자리에서 조용해지는 성향인 겁니다.
여기가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성향을 성격이라고 부르면 그게 고정된 것이 됩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고 하면 더 볼 것이 없어지죠. 그러면 조건을 바꿔볼 생각을 안 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라 자리를 바꾸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에서 말을 못 하시는 분이 다섯 명짜리 자리에서는 잘 말하시는 경우처럼요. 그건 사람을 고칠 일이 아니라 자리 수를 줄일 일이겠지요.
성격 쪽이면 할 일은 바꾸는 게 아니라 아는 것입니다. 어디서든 그러니 그걸 전제로 계획을 세우시면 됩니다.
성향 쪽이면 할 일은 조건을 하나만 바꿔보는 것입니다. 사람 수, 시간대, 미리 알려주는지 여부요. 하나씩 바꾸면서 어느 조건에서 달라지는지 보시면 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아는 쪽이 쓸모가 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나를 설명하는 것은 같습니다. 자리를 세 개 세어보는 것으로 갈립니다.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