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에코프로비엠이라는 이름이 자주 나오잖아요. 저는 배터리 만드는 회사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편 말로는 배터리를 만드는 데가 아니라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만드는 데래요.
남편이 휴대폰 배터리 그림을 식탁에 펴 놓고 볼펜으로 양쪽 끝을 짚더라고요. 배터리에는 양쪽 끝이 있는데 한쪽을 양극, 한쪽을 음극이라고 부른대요. 그 양극 쪽에 들어가는 가루를 양극재라고 한대요.
박예슬 그럼 삼성SDI 같은 데는 그 가루를 사 오는 건가요?
그렇대요. 배터리 회사가 재료 회사한테서 사 와서 조립하는 구조라던데요.
배터리에 들어가는 큰 재료가 넷이래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그중에서 양극재가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 힘을 얼마나 내는지를 가장 크게 가른대요. 그래서 재료값 중에서도 제일 큰 몫을 차지한다던데요.
신미혜 김치로 치면 배추 같은 거예요. 양념도 중요하지만 배추가 제일 많이 들어가는 셈이죠.
앞에서 배터리 회사 뉴스에 왜 광산 얘기가 같이 나오는지 알아봤잖아요. 그 광산에서 나온 니켈이나 리튬이 바로 이 양극재로 들어간대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신기했어요.
양극재 회사는 물건값을 정할 때 들어간 금속 값에 맞춰 따라가게 계약을 한대요. 금속이 비싸지면 양극재도 비싸게 받고, 싸지면 싸게 받는 식이래요.
박예슬 그럼 금속 값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남편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대요. 그런데 재료를 사 두는 때와 물건을 넘기는 때 사이에 틈이 있잖아요. 비쌀 때 사 둔 금속으로 만들었는데 넘길 때 값이 내려가 있으면 그 틈만큼 덜 남는 거래요. 그래서 이 업종은 원래 금속 값 따라 장사가 출렁인다더라고요.
또 하나 들은 건 사 가는 곳이 많지 않다는 거예요. 배터리 만드는 큰 회사가 몇 곳뿐이라 한 곳이 주문을 줄이면 바로 티가 난대요. 그 배터리 회사는 또 자동차 회사가 차를 얼마나 파는지에 따라 움직이고요.
신미혜 도매상 한 군데만 보고 반찬 가게를 하는 거예요. 그 집이 문 닫으면 같이 흔들리는 셈이죠.
에코프로비엠 말고도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같은 데가 같은 일을 한대요. 누가 얼마나 잘하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다던데요.
배터리 회사와 재료 회사가 따로 있다는 것, 양극재가 배터리에서 제일 큰 자리라는 것, 금속 값에 맞춰 값을 받는다는 것, 그 사이 틈 때문에 출렁인다는 것, 사 가는 데가 몇 곳 안 된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이름을 들으면 이제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는 배터리를 만드는 데래요, 재료를 만드는 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