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반말로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묻는 건 편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처음 본 거래처 직원이 존댓말로 "이런 것도 모르세요?"라고 한 말은 하루 종일 걸렸다고요. 형태로는 반말이 더 낮은 말인데, 실제로 낮춰진 것은 존댓말 쪽이었습니다. 반말과 하대는 다른 이름입니다.
반말과 하대는 둘 다 상대를 높이지 않는 말처럼 여겨집니다.
윗사람에게 반말을 하면 무례하다고 하고, 하대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것으로 묶이기 쉽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반말은 높임을 쓰지 않는 말의 형태이고, 하대는 상대를 자기보다 낮게 여겨 대하는 태도입니다.
반말은 말끝의 모양입니다.
"먹었어?", "가자" 같은 높임이 없는 형태를 가리킵니다. 친한 사이, 가족, 동갑 친구처럼 편한 관계에서 씁니다. 그래서 반말 자체가 상대를 낮추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죠.
하대는 말의 형태와 상관없이 상대를 낮춰 대하는 것입니다.
존댓말을 써도 하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모르세요?"는 말끝은 높였지만 상대를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반대로 반말을 써도 하대가 아닐 수 있고요. 하대는 말끝이 아니라 그 말에 깔린 시선에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말끝만 듣고 판단하면 친구의 반말에 서운해지고, 거래처 직원의 존댓말에는 반박할 말을 못 찾게 됩니다. 그날 하루 종일 걸리셨던 이유도 거기 있었겠지요.
반말이 문제라면 관계에 맞는 말의 형태를 맞추면 됩니다. 아직 편한 사이가 아니라면 존댓말을 청하시면 되고요.
하대가 문제라면 말끝을 고쳐 달라고 해도 풀리지 않습니다. 짚어야 할 것은 태도입니다. 이름을 정확히 붙이면 무엇을 요청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높임이 없어 보이는 것은 같습니다. 시선이 낮춰져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