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머신은 손이 거의 안 가죠. 그러다 보니 관리를 아예 안 하게 되기 쉬워요.
캡슐을 여러 번 바꿔봤는데 계속 같은 맛이 난다며 머신을 들고 오신 분이 계셨어요.
물통 안쪽을 만져보니 미끌거리더라고요. 물이 오래 담겨 있으면 그렇게 돼요. 캡슐이 아무리 좋아도 그 물이 지나가면 맛이 거기서 정해지거든요.
그래서 캡슐을 바꿔도 그대로면 원두 탓이 아니에요. 머신을 먼저 보셔야 해요.
복잡한 관리는 없어요. 물때랑 냄새, 이 둘이 전부예요.
물때는 몇 달에 한 번이면 되고, 냄새는 주 단위로 보시면 돼요. 주기가 다른 걸 알고 계시면 부담이 확 줄어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물을 오래 두지 않는 거예요.
쓰고 남은 물을 그대로 두면 하루 이틀 만에 냄새가 붙어요. 저는 가게에서 쓰던 소형 머신도 마감 때 물통을 비워두고 뚜껑을 열어놨어요. 그거 하나로 냄새 문제가 거의 없어졌어요.
집에서는 이렇게만 하셔도 충분해요.
찌꺼기통을 안 비우면 안에서 곰팡이가 슬어요. 그게 냄새의 큰 부분이더라고요.
전용 세정제가 있으면 그걸 쓰시면 되고, 없으시면 식초를 옅게 탄 물로도 돼요.
물통에 채우고 캡슐 없이 몇 번 내려보내신 다음, 맑은 물로 두세 번 더 흘려보내시면 끝이에요. 삼십 분도 안 걸려요. 식초 냄새가 남을까 걱정되시면 헹구는 횟수만 늘리시면 돼요.
주기는 물이 얼마나 딱딱한지에 따라 달라요. 물줄기가 예전보다 가늘어졌거나 소리가 커졌으면 그때가 신호예요.
캡슐 머신은 고장 나서 못 쓰는 것보다 관리를 안 해서 맛이 흐려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캡슐은 밀봉돼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하시는데, 열이랑 햇빛에는 약해요.
가스레인지 옆이나 창가에 두시면 몇 달 만에 향이 빠져요. 서늘하고 어두운 데 두시는 게 맞아요. 저는 그냥 찬장 안쪽에 둬요.
캡슐을 바꿔도 맛이 그대로면 오늘 물통부터 한번 씻어보세요. 대개 거기서 답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