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자마자 비밀번호를 물어보시던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안 물어보세요.
벽에 비밀번호를 적어 붙여뒀는데, 어느 날 보니 종이가 다 바래 있었어요.
그동안 아무도 안 봤던 거예요. 예전엔 그 종이가 제일 자주 읽히는 자리였는데요. 데이터를 넉넉히 쓰시게 되면서 굳이 연결하실 이유가 없어진 것 같아요.
카운터에서 아쉬운 건 이 부분이에요.
비밀번호를 여쭤보시면 자연스럽게 한마디가 오갔어요. 그러면서 얼굴을 익히게 됐고요. 처음 오신 분이 말을 걸 이유가 하나 있었던 셈이에요.
지금은 들어와서 시키고 앉으시면 끝이에요. 그 한마디가 없어졌어요. 편해진 만큼 서로 모르는 채로 지나가는 거죠.
안 쓰신다고 없애지는 않았어요. 필요하신 분이 계시거든요.
노트북으로 큰 파일을 다루시는 분, 외국에서 오신 손님, 통화 신호가 약한 자리에 앉으신 분이요. 그런 분들한테는 여전히 중요해요.
특히 외국인 손님이 늘면서 오히려 더 필요해졌어요. 그분들은 데이터가 없으실 때가 많아서 들어오시자마자 찾으세요.
가끔 미안해하시면서 물어보시는 분이 계세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희는 손님이 말을 거시는 게 반가워요. 하루에 몇 마디 안 하고 지나가는 날이 있거든요. 비밀번호 여쭤보시는 게 그날 첫 대화가 되기도 해요.
그리고 연결이 잘 안 되면 말씀해주세요. 저희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공유기가 멈춰 있는 걸 며칠 뒤에 안 적도 있어요.
안내문이 안 읽히면 그 자리에 있던 대화도 같이 없어지더라고요.
종이를 새로 붙이는 대신 컵 홀더에 적어봤어요.
들고 나가시는 분도 보시니까요. 그리고 앉으신 분은 잔을 보다가 보게 되고요. 벽에 붙은 것보다 훨씬 잘 읽히더라고요.
요즘 카페에서 와이파이 쓰시는 편인지 궁금하네요. 제가 카운터에서 보는 거랑 맞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