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인더가 돌아가는 동안 두 분이 말을 멈추고 서로 쳐다보시던 몇 초가 있었어요. 제가 돌린 거였어요.
카페에서 나는 소리 중에 그라인더가 압도적이에요.
원두를 부수는 기계라 소리가 클 수밖에 없어요. 오래 쓴 기계일수록 더 커지고요. 그다음이 스팀 소리, 제빙기가 얼음을 쏟는 소리, 블렌더예요.
세 번째는 제어가 안 돼요. 기계가 알아서 돌거든요.
소리 자체를 줄이기는 어려워서 저희는 언제 내느냐를 조절해요.
한가할 때 미리 갈아둘 수 있는 만큼 갈아놔요. 다만 갈아두면 향이 빨리 빠지니까 많이는 못 해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일이에요.
그리고 손님 두 분이 대화 중이신 게 보이면 잠깐 기다렸다 돌려요. 몇 초 늦어지는 게 그 대화를 끊는 것보다 낫더라고요.
기계랑 가까운 자리는 확실히 시끄러워요.
그래서 저희는 카운터 바로 앞자리를 조용히 계실 분께 안 권해요. 오래 계실 것 같으면 안쪽 자리를 먼저 안내해드려요.
말씀 안 하시면 저희가 모를 수 있으니, 조용한 자리를 원하시면 그냥 말씀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한계가 있어요.
방음 부스에 넣는 가게도 있는데 값이 만만치 않고 자리도 많이 차지해요. 작은 가게에서는 어려워요. 그래서 대부분은 시간을 옮기는 정도로 합니다.
다만 소리가 유난히 커졌으면 그건 기계에 문제가 생긴 신호예요. 저는 그 소리를 매일 듣고 있어서 조금만 달라져도 알아요.
가게가 시끄러운 건 손님이 많아서가 아니라 기계 때문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썼어요.
소리 때문에 불편하셨으면 말씀해주셔도 돼요. 저희가 그 시간에 안 돌리거나 자리를 바꿔드릴 수 있어요. 아무 말씀 안 하시면 저희는 계속 모르고 지나가요.
통화를 하셔야 하거나 조용히 계셔야 할 일이 있으시면 미리 알려주세요. 그것만으로 꽤 조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