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남편이 본 뉴스 얘기를 했어요. 바이비트라는 큰 코인 거래소가 털렸는데, 인터넷에서 떼어 둔 콜드월렛이 털렸다는데요.
강미연 그 거래소 역사상 가장 크게 털린 사건이라고 뉴스마다 그랬대요. 미국 쪽에선 북한 해커 짓이라고 발표했다더라고요.
저는 거기서 물었어요. 앞서 핫월렛 콜드월렛을 알아볼 때 콜드월렛은 인터넷에서 떼어 둬서 안전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거기가 털린 건가요?
풀어서 들어 보니 금고 자체를 뚫은 게 아니라, 거래소 직원들이 돈을 옮길 때 확인하는 화면을 속였다는 거예요. 화면엔 평소처럼 옮기는 걸로 보였는데 실제로는 금고 열쇠를 넘기는 서명이었다는데요.
신미혜 금고 열쇠는 멀쩡한데, 직원한테 늘 보던 서류처럼 꾸민 가짜 서류를 내밀어 도장을 받아 간 거예요. 도장 찍은 사람은 늘 하던 일을 한 셈이죠.
그러니까 콜드월렛이 안전한 건 맞는데 그걸 여는 사람이 보는 화면이 속으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앞서 지갑 서명을 알아볼 때 눌러 주기 전에 뭘 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거래소 직원도 같은 함정에 걸린 거라고 들었어요.
여기서 제가 제일 오래 물었어요. 거래소가 만든 화면이 속은 건가요, 남이 만든 화면을 쓴 건가요?
강미연 여럿이 같이 서명해야 열리는 금고를 다른 회사 프로그램으로 쓰고 있었는데, 그 회사 쪽이 먼저 뚫렸다는 얘기가 있대요. 누구 책임이 큰지는 서로 말이 달랐다더라고요.
그러니까 거래소 안이 아니라 거래소가 기대던 바깥 도구가 틈이었던 거잖아요. 앞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알아볼 때 모두가 같이 쓰는 도구가 넘어지면 같이 넘어진다고 했는데요. 여기도 닮은 데가 있었어요. 책임이 어떻게 갈렸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려워서 물음으로 남겨 둬요.
FTX처럼 무너진 건지도 물었어요.
강미연 바이비트는 손님 돈을 다 메우겠다고 바로 발표하고, 다른 회사들한테 코인을 빌려서 출금을 계속 내줬대요. 그래서 FTX처럼 되진 않았다더라고요.
앞서 FTX는 맡긴 돈이 다른 데로 흘러가서 못 내줬다고 했잖아요. 바이비트는 털린 거라 사정이 달랐고, 메울 힘이 남아 있었던 거라는데요.
정리하면 이래요. 바이비트는 인터넷에서 떼어 둔 콜드월렛이 털렸는데, 금고를 뚫은 게 아니라 직원이 보는 서명 확인 화면을 속인 거였어요. 거래소가 쓰던 바깥 도구가 먼저 뚫렸다는 얘기가 있고, 거래소는 코인을 빌려 출금을 계속 내주며 버텼다고 들었어요.
금고가 안전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금고 문을 여는 손이 무엇을 보고 여는지부터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고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신미혜 도장 찍기 전에는 서류 맨 아래 줄까지 읽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