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자 동네에 붕어빵 노점이 다시 나타났어요. 그날부터 저녁 손님들 손에 하얀 종이봉투가 들려 있어요. 카운터에서 보면 겨울은 붕어빵 봉지로 먼저 와요.
노점이 다시 생긴 첫날이었어요. 단골 한 분이 봉지를 들고 들어오시더니 카운터에 붕어빵 한 마리를 올려놓으셨어요.
"사장님 거 하나 샀어요." 그러고는 진지하게 물으셨어요. "머리부터 드세요, 꼬리부터 드세요?" 저는 꼬리부터라고 했어요. 손님은 머리파래요. 그 얘기로 옆 테이블 손님까지 끼어들어서 한참 웃었어요.
붕어빵 봉지를 든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해요.
두 번째 얘기를 꽤 자주 들어요. 그래서 노점 위치를 서로 알려 주시기도 해요. 지도 앱에 붕어빵 노점을 표시해 둔다는 분도 계셨어요.
가게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가게는 괜찮아요. 붕어빵 정도는 같이 드셔도 돼요. 대신 커피는 한 잔 시켜 주시면 고마워요.
사실 붕어빵과 커피가 꽤 잘 어울려요. 팥 붕어빵에는 아메리카노가, 슈크림에는 따뜻한 라떼가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이맘때는 붕어빵 들고 오시는 손님이 반가워요. 가게 안에 달달한 냄새가 퍼지면 다른 손님들도 표정이 풀리세요.
손님들이 해 주신 말을 모아 봤어요.
첫째,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준비하세요. 카드가 안 되는 노점도 아직 있대요.
둘째, 봉지를 꽉 닫지 마세요. 김이 차면 바삭함이 금방 사라져요.
셋째, 집에 가져가서 식었다면 프라이팬에 약불로 데우세요. 전자레인지보다 겉이 바삭하게 살아나요.
따뜻한 봉지 하나가 하루를 바꿔 놓기도 해요. 오늘은 누군가와 한 마리 나눠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