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베는 우유 대신 우유와 크림을 반반 섞은 것을 데워서 에스프레소에 붓는 음료예요. 라떼보다 훨씬 진하고 고소하고 묵직해요. 미국 카페에서는 흔한 메뉴지만 한국 카페 메뉴판에서는 잘 안 보여요.
미국에서 오래 사시다 오신 손님이 계셨어요. 처음 오셨을 때 "브레베 되나요?" 하고 물으셨어요.
솔직히 그때 저는 메뉴에 없어서 머뭇거렸어요. 그랬더니 손님이 웃으시면서 "그럼 라떼에 크림 좀 섞어 주세요" 하셨어요. 주문법을 직접 알려주신 거예요. 그 뒤로 그분이 오시면 묻지 않고 만들어 드려요.
차이는 붓는 액체에 있어요.
크림은 우유보다 지방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한 모금만 마셔도 입안이 꽉 차는 느낌이 들어요. 대신 금방 배가 불러요.
제 생각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미국에서는 우유와 크림을 반반 섞은 제품이 따로 팔려요. 한국에선 그런 제품이 흔하지 않아서 가게가 직접 섞어야 해요.
둘째, 한국 손님들은 대체로 가벼운 라떼를 좋아하세요. 너무 진하면 느끼하다고 하시는 분이 많아요.
셋째, 크림은 우유보다 비싸고 빨리 상해요. 자주 나가지 않는 메뉴를 위해 늘 준비해 두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메뉴판에 없는 가게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생크림이 있는 가게라면 부탁하면 만들어 주는 경우도 있어요.
라떼가 늘 물처럼 가볍게 느껴지셨던 분이요. 디저트 없이 커피 한 잔으로 든든하고 싶은 분께도 좋아요.
반대로 우유가 속에 부담스러운 분께는 안 맞아요. 크림까지 들어가면 더 무거워요. 그리고 하루에 여러 잔 드시기엔 열량이 꽤 높아요. 저도 한 주에 한 잔 정도만 마셔요.
메뉴판에 없는 것도 물어보시면 돼요. 카운터는 원래 그런 대화를 하라고 있는 자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