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한 책을 들고 오셔서 여기 두고 가도 되느냐고 물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기증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바꿔 보는 자리가 따로 있다고 말씀드렸죠.
도서관 교환 코너. 서가 한쪽에 상자나 책장을 두고 가져온 만큼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등록 절차가 없고 그냥 놓고 그냥 집어 가시면 되죠. 책 바꾸는 날. 날을 정해 한 번에 여는 행사입니다. 봄가을에 많고요. 지역 나눔 상자. 앞서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물건을 적었는데, 그 옆에 책 상자를 둔 곳이 늘었습니다. 동네 책방 교환대. 작은 가게에서 하는 곳이 있습니다. 온라인 교환. 서로 부쳐서 바꾸는 방식이죠. 값이 거의 안 들지만 택배비가 붙습니다.
이걸 헷갈려 하시는 분이 많아 갈라 적겠습니다.
기증은 도서관 장서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조건이 있고, 안 맞으면 못 받죠. 앞서 헌책방에 책 파는 법에서도 적었는데, 최근 책에 상태가 좋아야 합니다.
교환은 그런 게 없습니다. 오래된 책도 되고, 누가 보던 책도 되고요. 서가에 꽂히는 게 아니라 다음 사람한테 가는 것뿐이니까요.
읽었고 다시 안 볼 책. 이게 제일 잘 나갑니다. 두 권이 된 책. 선물 받았는데 이미 있으셨던 것들요. 나한테는 안 맞았던 책. 이게 의외로 중요합니다. 재미없었다고 나쁜 책은 아니거든요. 앞서 같은 책을 두 사람이 전혀 다르게 읽을 때를 적었는데, 교환대가 그걸 실제로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안 내놓으시는 게 나은 것도 있습니다. 상태가 나쁜 책과 정보가 지난 실용서는 결국 아무도 안 가져갑니다.
안 고르고 집어보십시오. 목적을 두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교환대는 원래 내가 안 찾던 책이 걸리는 자리죠. 앞서 서가를 걷다 책을 만나는 법을 적었는데 비슷하면서 다릅니다. 서가는 주제로 묶여 있고 교환대는 아무 규칙이 없습니다.
한두 권만 가져가십시오. 값이 안 든다고 많이 집어 오시면 앞서 적은 안 읽고 쌓아둔 책 더미가 늘어날 뿐입니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십시오. 사진이나 편지가 나오는 일이 꽤 있습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좋은 책은 금방 없어집니다. 늦게 가시면 남은 게 뻔하죠. 안 가져가는 책이 쌓입니다. 결국 누군가 치워야 하고, 그게 대개 도서관 몫입니다. 내놓기만 하고 안 가져가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면 이건 교환이 아니라 버리는 자리가 되죠.
가장 잘되는 건 오히려 이쪽이더군요.
아는 사람 몇이서 한 번 모이시면 됩니다. 각자 세 권씩 가져와서 바꾸는 식으로요. 취향을 아는 사람끼리라 잘 맞고, 남는 책도 안 생깁니다.
내 서가에서 안 읽히던 책이 다른 서가에서는 읽힌다. 책이 달라진 게 아니라 손이 달라진 것이다.
교환 코너에 두고 두 권을 집어 가셨습니다.
그중 한 권이 아주 좋았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더군요. 당신 같으면 절대 안 골랐을 책이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