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사람 수만큼 같은 책을 사려다 값을 계산해보고 그만두셨다는 얘기를 손님께 들었습니다.
여덟 명이면 여덟 권이니까요. 그 자리에서 모임이 한 번 무산된 거죠. 그런데 방법이 있습니다.
독서 모임용으로 같은 책을 묶어서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는 관이 늘었죠. 이름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앞서 독서모임 고르는 기준을 적었는데, 모임이 깨지는 이유의 하나가 책 구하는 일이거든요. 그 자리를 이 제도가 덜어줍니다.
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이렇죠.
모임이 등록돼 있어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구성원 명단을 내거나 도서관에 모임을 신고하는 식이죠. 목록에서 고르셔야 합니다. 아무 책이나 되는 게 아니라 이미 묶어둔 세트 중에서 고릅니다. 미리 신청하셔야 합니다. 인기 있는 세트는 몇 달 밀리기도 합니다.
방법이 없지는 않죠.
상호대차를 여러 관에 거시면 됩니다. 한 관에 한 권씩 있는 걸 모으는 거죠. 앞서 우리 관에 없는 책 구하는 순서를 적었는데 그 방법을 여럿이 나눠 쓰는 겁니다.
희망도서로 신청하셔도 됩니다. 모임에서 읽겠다고 하시면 여러 부를 사주는 관도 있습니다.
전자책을 보십시오. 부수가 많으면 동시에 여러 명이 열 수 있습니다.
이 제도가 실제로 하는 일은 책값을 아껴주는 것만이 아니더군요.
안 읽고 온 사람이 덜 미안해집니다. 각자 산 책이면 못 읽은 게 돈 얘기가 되는데, 빌린 책이면 그렇지 않죠. 앞서 다 안 읽고 와도 되는 모임이 오래 간다고 적었는데 그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반납일이 있으니 모임 일정이 저절로 정해집니다.
저는 그 손님께 이 제도를 알려드렸죠. 다음 달에 여덟 명이 같은 책을 들고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여럿이 같은 책을 읽는 일까지 여기서 도와드립니다. 물어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