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편의점에서 메로나와 부라보콘을 골라 왔어요. 식탁에 내려놓자 남편이 이 둘이 이제 한집 식구라더라고요. 메로나는 빙그레 거고, 부라보콘은 원래 해태 거였는데 빙그레가 그 아이스크림 회사를 식구로 들였대요. 회사 동료가 보여 준 경제 뉴스 영상에서 들었다던데요.
박예슬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회사 아니에요?
남편 말로는 바나나맛우유가 이름은 제일 유명하지만, 회사 안에서는 아이스크림 칸이 아주 크대요. 메로나, 투게더, 붕어싸만코 같은 게 다 빙그레 거라고 들었어요.
신미혜 간판 메뉴는 국수인데 실제로는 여름 빙수가 가게를 먹여 살리는 분식집 같은 거예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와닿았어요.
아이스크림은 더운 철에 많이 팔리고 추운 철엔 덜 팔리잖아요. 그래서 이 회사는 여름이 얼마나 덥고 길었는지가 장사에 바로 묻어난대요. 여름이 짧거나 비가 많이 오면 그것도 뉴스가 된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겨울엔 뭘로 버텨요?
남편 말로는 그래서 우유 칸이 받쳐 준대요. 바나나맛우유 같은 건 계절을 덜 타니까요. 두 칸이 서로 빈 철을 메우는 셈이래요.
남편 말로는 해태 아이스크림을 들인 게 아이스크림 칸을 더 키우려는 거였대요.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회사가 몇 곳 안 되는데, 그중 둘이 한집이 되면서 진열대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커졌다고 들었어요.
앞에서 식품 회사가 값을 못 올리면 대신 뭘 하는지 알아봤잖아요. 아이스크림도 원유 값, 설탕 값을 타서 그 얘기가 그대로 붙는대요.
또 하나 들은 건, 메로나가 다른 나라에서도 꽤 알려졌대요. 미국이나 동남아 마트에서 메로나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바나나맛우유도 다른 나라 손님이 찾는다던데요.
그게 얼마나 커질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빙그레 안에서 아이스크림 칸이 크다는 것, 그래서 여름을 많이 탄다는 것, 우유 칸이 빈 철을 받쳐 준다는 것, 해태 아이스크림을 들여 자리를 키웠다는 것, 메로나가 밖에서도 팔린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식품 회사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회사는 어느 철에 제일 바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