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빌려달라는 손님이 며칠 사이 넷이었어. 전에는 이런 게 거의 없었거든.
셋은 다음 날 돌려줬어. 하나는 아직 안 왔고. 그 얘기를 적어둘게.
세어보니 우산만은 아니야.
세 번째는 두 번 있었어. 처음엔 좀 당황했는데 생각해보니 안 될 게 없더라고.
두고 간 물건 얘기를 전에 적었어. 잊고 간 걸 상자에 모아둔다고. 찾으러 오는 사람이 줄었다고도 썼지.
이건 그거랑 달라. 잊고 가는 게 아니라 말하고 가져가는 거야. 그러니까 돌려줄 생각으로 가져가는 거고.
셈법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어. 열흘 동안 외상이 한 건도 없었다고. 물건은 빌려 가는데 값은 외상을 안 지더라고. 이게 좀 이상하다 싶었어.
이유를 짚어보려다 말았어.
돈은 빚이 되는데 우산은 안 된다고 여기는 건지, 아니면 그냥 우산이 급해서인지. 물어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
품삯 얘기를 어제 적었어. 값 대신 일하겠다는 손님이 왔다고. 그것도 외상은 안 지겠다는 거였어. 돈으로 남기는 걸 유독 꺼리는 것 같긴 한데, 그건 짐작이야.
무협 읽어보면 빌리는 장면이 꽤 나와. 말을 빌리고 배를 빌리고 옷을 빌려.
그런데 병기는 안 빌려. 강호에선 병기를 안 팔았다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이력서라서 그렇다고. 빌리는 것도 같은 이유로 안 해.
그러니까 무림에서 빌려도 되는 건 이름이 안 붙은 물건이야. 우산이나 등이 딱 그쪽이고.
넷 중 하나는 아직 안 왔어. 그건 그냥 두려고 해.
객잔 그릇 얘기를 적을 때 깨지는 값을 셈에 미리 넣어뒀다고 썼어. 우산도 그렇게 치면 돼. 값싼 건 넉넉히 두는 게 낫다고 빨래 얘기에도 적었잖아.
몇 개 더 사뒀어. 이건 세어보고 정한 게 아니라 그냥 정했어.
필요하면 말해. 우산은 몇 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