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분들이 모여서 그 얘기를 하시더군요. 인도에 세워둔 자전거 때문에 길이 좁아졌다고요.
저녁에 나가 보니 정말 몇 대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지나가려면 한 사람씩 비켜야 하더라고요.
그날 유모차를 미시는 분이 그 앞에서 멈추시는 걸 봤어요.
돌아가시더군요. 저는 옆으로 비켜서 지나가면 되는데 그분은 그게 안 됐습니다. 같은 폭인데 누구에게는 지나갈 수 있는 길이고 누구에게는 아닌 셈이군요.
길은 가장 좁은 곳의 폭만큼만 길이다.
그렇다고 세워둔 분들을 탓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거치대가 근처에 없습니다. 있는 데는 이미 다 차 있고요. 세울 데가 마땅치 않으니 벽 쪽에 붙여두는 겁니다. 저라도 그랬겠지요.
며칠 뒤에 한 대가 넘어져 있었어요.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가 한 손으로 그걸 세워놓고 그냥 가시더군요. 자기 것도 아니고 불평하시던 분들 중 한 분이었는데요. 저는 그 장면이 좀 오래 남았습니다.
그걸 보고 나서는 어느 쪽 편을 들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타는 쪽도 이 동네 사람이고 걷는 쪽도 이 동네 사람이에요. 넘어진 걸 세워주는 사람도 같은 사람이고요. 밖에서 보면 두 편인데 안에서 보면 그냥 한 동네인걸요.
이런 일은 마음가짐으로는 잘 안 풀리는 것 같더군요.
세우지 말자고 해봐야 세울 데가 없으면 또 세우게 됩니다. 거치대가 몇 개 더 있으면 대부분 없어질 일이겠지요. 다만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넘어진 게 있으면 세워둡니다. 그리고 그 얘기가 나오면 유모차 얘기를 한 번 합니다.
불편하다는 말만 오가면 서로 미워지기만 하더라고요. 누가 제일 못 지나가는지를 같이 보면 얘기가 조금 다른 데로 갑니다. 그 정도가 제 몫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