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바닥에서 영수증 뭉치랑 다 쓴 펜 세 자루가 나온 적이 있어요. 열쇠도 하나 있었는데 어디 열쇠인지 몰랐어요.
가방이 무거워지는 건 물건이 늘어서가 아니라 안 빼서예요.
매일 뭔가를 넣는데 빼는 일은 거의 없죠. 영수증, 받은 명함, 잔돈, 다 쓴 펜이요. 하나하나는 가벼운데 몇 달이 지나면 꽤 무거워져요.
저는 가게 갈 때 늘 같은 가방을 메는데, 계절이 바뀔 때쯤 되면 어깨가 아파요. 그때 열어보면 항상 그래요.
가방은 매일 정리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주기를 정해뒀어요.
일주일에 한 번, 가방을 통째로 뒤집어서 다 꺼내요. 그러고 나서 오늘 필요한 것만 다시 넣어요. 빼는 걸 고민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빨라요.
이건 가게 정리하면서 배운 거랑 같아요.
물건마다 자리를 정해두면 그 자리에 안 들어가는 건 안 가지고 다니게 돼요. 작은 파우치 하나를 두고 거기 들어가는 만큼만 넣는 식이에요.
저는 파우치 하나에 지갑, 열쇠, 손수건만 넣어요. 그것만 있으면 가방을 바꿔 메도 옮기기가 십 초예요.
여러 번 정리해보니 무게의 대부분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물병, 화장품이나 우산 같은 예비용, 그리고 종이류요. 이 셋을 줄이면 체감이 확 달라져요.
특히 예비용이 그래요. 언젠가 쓸까 봐 넣어둔 게 몇 달째 안 쓰이고 있으면 그건 안 쓰는 거예요. 저도 접이식 우산을 반년 넘게 지고 다녔어요.
정리는 뭘 버릴지 고르는 게 아니라 뭘 넣을지 고르는 일이더라고요.
무겁다고 느끼시면 이미 꽤 오래된 거예요.
몸이 먼저 알려주는데 우리는 가방 탓이 아니라 자세 탓인 줄 알아요. 저도 그랬어요. 가방을 비우고 나서야 어깨가 편해지는 걸 알았어요.
오늘 가방 바닥에 뭐가 있는지만 한 번 꺼내보세요. 그거면 시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