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 이야기를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화장실 간 팀원의 일 처리 이야기가 나오다가, 그 사람이 돌아오는 발소리에 다들 동시에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고요.
그 분은 업무 이야기였으니 비판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메뉴판을 집어 든 그 순간이 이름을 정합니다. 그건 험담이었습니다.
험담과 비판은 둘 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말로 짚는 것입니다.
내용이 같을 수도 있습니다. 일이 늦다, 보고가 엉성하다 같은 말은 어느 쪽에서도 나올 수 있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비판은 옳고 그름을 따져 당사자 앞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고, 험담은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흠을 들춰 깎아내리는 말입니다.
비판은 잘못된 점을 근거를 들어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판은 당사자가 들어도 됩니다. 오히려 당사자가 들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고칠 수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니까요. 비판에는 무엇이 문제이고 왜 문제인지가 들어 있습니다.
험담은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흠을 말하는 것입니다.
목적이 고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람을 낮추는 데 있죠. 그래서 당사자가 나타나면 말이 멈춥니다. 메뉴판이 올라간 것도 그 때문입니다.
험담은 내용이 사실이어도 험담입니다. 사실이냐가 아니라 어디서 누구에게 하느냐가 이름을 정하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같은 내용도 자리에 따라 이름이 바뀝니다. 회의실에서 했다면 비판이 되었을 말이겠지요.
비판이라면 당사자에게 전할 방법을 찾으시면 됩니다. 고칠 수 있는 사람에게 가야 하는 말이니까요.
험담이라면 그 자리를 떠나면 됩니다. 말이 멈추는 자리라는 것이 이미 알려주고 있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흠을 말한 것은 같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도 할 수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