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팅에서 명함을 건네기도 전에 어깨를 툭 치며 반말로 인사한 거래처 사람이 있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났다고 하시더군요.
그 분은 그 사람에게 반감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의 이름은 거부감입니다. 반감은 그 뒤에 따로 왔을 수 있고요.
거부감과 반감은 둘 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표정이 굳고, 거리를 두고 싶고, 말을 짧게 하게 됩니다. 밖으로 나오는 모양이 같으니 한 단어로 부르기 쉽죠. 그러면 둘은 어디서 갈릴까요?
거부감은 이유보다 먼저 몸이 물러서는 것이고, 반감은 이유를 가지고 상대에게 맞서는 것입니다.
거부감은 생각하기 전에 옵니다.
어깨에 손이 닿는 순간, 이유를 따지기 전에 몸이 물러났습니다. 거부감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낯선 냄새, 갑작스러운 접촉, 선을 넘는 거리 같은 것에 먼저 반응하죠.
그래서 거부감은 설명이 뒤따라옵니다. 왜 싫었느냐고 물으면 한참 생각하셔야 합니다.
반감은 상대의 말이나 태도, 주장에 맞서는 감정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거래처라고 막 대하는 것 같다. 이렇게 이유가 정리되면서 드는 감정이 반감입니다. 반감에는 맞서는 방향이 있습니다. 상대가 틀렸다는 판단이 들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 분의 경우는 둘 다였습니다. 물러난 것은 거부감이었고, 돌아오는 길에 정리된 것이 반감이었습니다. 순서가 있었던 거겠지요.
거부감이라면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몸이 먼저 알려준 신호니까요.
반감이라면 그 이유가 정당한지 보셔야 합니다. 이유가 있는 감정이니 말로 다룰 수 있습니다. 둘을 섞으면 이유 없는 반감처럼 보여 스스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싫은 것은 같습니다. 이유가 먼저였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