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이 되면 주말 저녁마다 등산화 차림의 손님들이 들르세요. 산이나 공원에 다녀오는 길이래요. 카운터에서 보면 단풍 소식은 뉴스보다 손님들 신발에 먼저 묻어 와요.
어느 일요일 저녁, 등산화를 신은 손님이 들어오셨어요. 계산하시다가 신발에 낙엽 한 장이 붙어 있는 걸 발견하셨어요.
버리실 줄 알았는데 조심스럽게 떼서 지갑에 넣으셨어요. 책갈피로 쓰신대요. "오늘 본 것 중에 이게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하셨어요. 사람 많은 산길보다 그 한 장이 더 기억에 남으신 거예요.
단풍 보고 오신 분들 얘기를 모아 보면 이래요.
세 번째 말을 자주 들어요. 그래서인지 다들 사진 대신 얘기를 하고 싶어 하세요. 어디 갔는지, 무슨 색이었는지요. 저는 그걸 듣는 게 좋아요.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저는 단풍을 손님들 얘기로 봐요.
이런 날은 주문도 비슷해요. 따뜻한 라떼나 코코아가 많이 나가요. 추위에 몸이 굳어서 오시니까요. 그리고 디저트를 같이 시키시는 분이 많아요. 많이 걸어서 배가 고프시대요.
그래서 단풍철 주말엔 저녁에 먹을 만한 걸 넉넉히 준비해 둬요. 지난주에는 일찍 다 나가서 늦게 오신 분들께 죄송했어요.
손님들이 해 주신 조언을 모아 봤어요.
첫째, 겉옷을 하나 더 챙기세요. 산은 해가 지면 생각보다 빨리 추워진대요.
둘째, 이른 아침에 가세요. 사람도 적고 빛도 예쁘대요.
셋째, 유명한 곳 말고 동네 공원도 둘러보세요. 가까운 곳 나무도 충분히 물들어요.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은 와요. 오늘 퇴근길 가로수도 한번 올려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