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주말마다 동네 축제나 지역 행사가 많아요. 그래서 저녁이면 축제에 다녀온 손님들이 들르세요. 손에 든 걸 보면 어디 다녀오셨는지 대충 짐작이 돼요. 카운터에서 보는 가을 축제는 손님들 손에 담겨 있어요.
어느 토요일 저녁, 어른 손님 한 분이 손목에 풍선을 묶은 채 들어오셨어요. 본인은 모르고 계셨어요.
커피를 받으시고 나서야 풍선을 발견하시고는 웃으셨어요. "이거 아이가 묶어 줬어요." 조카를 데리고 축제에 다녀오셨대요. 아이는 집에 데려다주고 혼자 커피 마시러 오셨는데, 풍선은 그대로 따라온 거예요. 가게 안에서 그 풍선이 제일 가을 같았어요.
축제 다녀온 손님들 손을 보면 비슷한 게 보여요.
세 번째가 제일 마음에 남아요. 서툴게 만든 작은 물건을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으시는 모습이요. 커피보다 그걸 더 오래 보세요.
축제 얘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생각보다 걸었다, 그래도 가길 잘했다. 이 세 가지예요.
그리고 대부분 지쳐서 오세요. 그래서 이맘때 주말 저녁엔 따뜻한 음료와 앉을 자리가 제일 중요해요. 저는 이 시기엔 의자를 몇 개 더 꺼내 둬요.
손님들이 해 주신 조언을 모아 봤어요.
첫째, 편한 신발을 신으세요.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걷는대요.
둘째, 해 지기 전에 겉옷을 챙기세요. 가을 저녁은 금방 쌀쌀해져요.
셋째, 다녀와서 한 시간쯤은 쉬는 시간으로 비워 두세요. 사람 많은 곳에 다녀오면 생각보다 기운이 빠지거든요.
큰 행사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손에 들고 온 작은 것 하나가 그날을 오래 기억하게 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