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주말 저녁마다 캠핑을 다녀온 손님들이 들르세요. 들어오시는 순간 알아요. 옷에서 장작 냄새가 나거든요. 카운터에서 보면 가을은 손님들 옷에 밴 냄새로 먼저 와요.
일요일 저녁에 손님 한 분이 들어오셨어요. 가게에 장작 냄새가 확 퍼졌어요.
손님이 민망해하시면서 "죄송해요, 냄새 나죠" 하셨어요. 그런데 옆 테이블 손님이 웃으시면서 "부러운 냄새네요" 하셨어요. 그 말에 두 분이 한참 캠핑 얘기를 나누셨어요. 모르는 사이였는데요. 장작 냄새가 대화를 열어 준 셈이에요.
캠핑 다녀온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해요.
두 번째 얘기를 제일 많이 들어요. 휴대폰도 안 보고 불만 봤대요. 그 얘기를 하시는 표정이 다들 비슷하게 편안해요.
이런 날은 주문도 비슷해요. 따뜻한 라떼나 코코아가 많이 나가요. 밤새 추위에 떨다 오셨으니까요.
그리고 대부분 오래 안 앉아 계세요. 집에 가서 씻고 자고 싶대요. 한 잔 마시면서 몸을 녹이고, 그날 캠핑 얘기를 짧게 하고 가세요. 저는 그 얘기를 듣는 게 좋아요.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저는 손님들 얘기로 캠핑을 다녀와요.
손님들이 해 주신 조언을 모아 봤어요.
첫째, 생각보다 두꺼운 침낭을 챙기세요. 가을밤은 금방 영하 가까이 떨어지기도 한대요.
둘째, 불 곁에서는 옷을 조심하세요. 불티가 튀면 겉옷에 구멍이 나기 쉬워요.
셋째, 텐트 안에서는 불이나 숯을 피우지 마세요. 환기가 안 되는 곳에서 피우면 정말 위험하다고 손님들이 입을 모아 말씀하세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제일 쉬는 시간이에요. 불을 보든 창밖을 보든, 오늘도 잠깐 멍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