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내 방송에서 "광장 집회 이후 행진으로 일부 구간 우회"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옆자리 승객이 물었다고요. "집회랑 시위가 같은 거 아니냐."
같은 날 같은 사람들이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렇게 들릴 만합니다. 그런데 법에서 두 말은 따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안내 방송도 그 순서대로 말하고 있었던 겁니다.
집회와 시위는 둘 다 여러 사람이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 그것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구호가 있고, 깃발이 있고, 경찰이 교통을 정리합니다. 뉴스에서도 함께 쓰이니 한 가지 일로 여기기 쉽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집회는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이고, 시위는 여러 사람이 도로나 광장 같은 곳을 행진하거나 위력이나 기세를 보여 다른 사람들에게 뜻을 알리는 것입니다.
집회는 모임에 무게가 있습니다.
광장이나 공원 같은 한 장소에 모여 연설을 듣고, 뜻을 나눕니다. 꼭 길에 나가지 않아도 집회입니다. 실내에서 모이는 집회도 있죠. 안내 방송의 "광장 집회"가 이 부분이었습니다.
시위는 바깥을 향해 있습니다.
길을 따라 행진하거나,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기세를 보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뜻을 알립니다. 그래서 시위는 대개 교통에 영향을 줍니다. "이후 행진"이라는 말이 이쪽이었죠. 집시법은 옥외에서 하는 집회와 시위 모두에 대해 미리 신고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교통 안내를 들으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같은 날 집회로 시작해서 시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안내 방송이 두 말을 차례로 썼겠지요.
집회 안내라면 그 장소 주변만 피하시면 됩니다.
시위 안내라면 행진 경로를 보셔야 합니다. 움직이는 만큼 막히는 길도 바뀝니다. 구체적인 경로와 시간은 경찰과 교통 당국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뜻을 모아 드러내는 것은 같습니다. 한곳에 머무는지 움직이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