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남편이 본 영상 얘기를 꺼냈어요. 스마트폰 칩 뉴스마다 Arm이라는 영국 회사 이름이 나오는데, 이 회사는 칩을 하나도 안 만든다는데요.
강미연 칩 설계도만 만들어서 다른 회사들한테 빌려준대요. 우리 휴대폰 안 칩도 대부분 그 설계를 바탕으로 했다더라고요.
저는 거기서 끊었어요. 앞서 AMD를 알아볼 때도 공장 없이 설계만 한다고 했잖아요. 그거랑 같은 건가요?
다시 들어 보니 한 칸이 더 있었어요. AMD는 자기 칩을 설계해서 남의 공장에 맡기는 회사고, Arm은 칩의 밑그림 자체를 다른 칩 회사들한테 빌려주는 회사라는 거예요.
신미혜 뜨개 도안을 그리는 사람인 거예요. 실도 안 사고 바늘도 안 드는데 그 도안으로 온 동네가 스웨터를 뜨는 셈이죠.
그러니까 칩을 만드는 회사들 앞 단계에 서 있는 거잖아요. 애플이나 퀄컴,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그 밑그림 위에 자기 칩을 얹는다고 들었어요.
도안만 빌려주면 돈은 언제 들어오는 건가요? 그것도 물었어요.
강미연 처음에 설계도를 쓸 권리를 빌려줄 때 한 번 받고, 그 설계로 만든 칩이 하나 팔릴 때마다 또 조금씩 받는대요.
앞서 알테오젠을 알아볼 때 기술을 빌려주고 나중에 몫을 받는 구조를 봤잖아요. Arm도 그 모양이라는데요. 칩이 많이 팔릴수록 가만히 앉아서 몫이 쌓이는 구조인 거예요.
여기서 한 번 더 걸렸어요. 이 회사 뉴스엔 일본 소프트뱅크 이름이 꼭 붙더라고요.
강미연 몇 해 전에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통째로 사들였대요. 엔비디아가 다시 사려다가 나라들이 막아서 무산됐고, 그 뒤에 일부만 다시 상장했다더라고요.
그러면 지금도 주인은 소프트뱅크인 거잖아요. 상장했다고 주인이 바뀐 건 아닌 셈이에요. 그런데 왜 엔비디아한테 넘기는 걸 나라들이 막았나요? 모두가 쓰는 도안을 한 칩 회사가 쥐면 곤란하다는 얘기였다고 들었어요.
신미혜 동네 뜨개방 사장님 한 분이 도안 가게까지 사 버리면 다른 뜨개방들이 불안해지는 거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Arm은 칩을 만들지 않고 칩의 밑그림을 다른 칩 회사들에 빌려주는 영국 회사예요. 빌려줄 때 한 번, 칩이 팔릴 때마다 또 몫을 받아요. 주인은 소프트뱅크이고, 엔비디아에 넘어가려다 막혔다고 들었어요.
물건이 안 보이는 회사일수록 어디서 몫이 들어오는지부터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고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신미혜 도안 한 장이 온 동네 스웨터 수만큼 일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