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을 다 갖췄는데도 몇 달째 결론이 안 났다는 사연을 다룬 기사를 봤습니다.
이상하게 들리는데, 두 이름을 갈라놓고 보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승인과 허가는 둘 다 하려던 것을 해도 된다는 답입니다.
둘 다 신청이 앞에 있고, 둘 다 답이 나옵니다. 결과만 보면 구별이 안 되죠.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판단이 들어가느냐입니다.
허가는 정해진 조건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서류가 다 있는지, 기준을 넘는지, 자격이 되는지요. 목록이 있고 그 목록에 다 맞으면 됩니다. 판단이 들어갈 자리가 적습니다.
그래서 허가는 예측이 됩니다. 요건을 보면 될지 안 될지를 미리 알 수 있죠. 안 되면 무엇이 모자란지도 나옵니다.
승인은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요건을 갖춰도 안 될 수 있습니다. 전체를 보고 지금 이것이 적절한지를 보니까요. 그래서 승인에는 심사가 붙고, 심사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조건을 다 갖췄는데 결론이 안 나는 경우가 여기입니다. 요건 문제가 아니라 판단이 아직 안 끝난 겁니다.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세 번째가 빠른 방법입니다. 판단이 들어가는 일은 기한을 못 박기 어렵거든요.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허가인데 승인처럼 여기면 될 때까지 그냥 기다리게 됩니다. 실제로는 모자란 서류 하나 때문일 수 있는데요.
반대로 승인인데 허가처럼 여기면 요건만 계속 보완하게 됩니다. 요건은 이미 다 맞았는데도요. 조건을 다 갖췄는데 몇 달이 간 사연이 이 경우겠지요.
허가면 할 일은 모자란 항목을 찾는 것입니다. 목록이 있으니 어디가 빈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승인이면 할 일은 다릅니다. 요건이 아니라 무엇을 판단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 판단 기준이 공개되어 있는지, 언제쯤 결론이 나는지요.
두 이름을 갈라두면 지금 보완할 자리인지 기다릴 자리인지가 나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목록인지 판단인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