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사에서 항소와 상고를 번갈아 쓰는데, 몇 번째 재판인지는 안 적혀 있더군요.
발음이 비슷해서 섞이기 쉬운 말입니다. 그런데 서 있는 단계가 다릅니다.
항소와 상고는 둘 다 나온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다투겠다는 것입니다.
둘 다 기한이 있고, 둘 다 서류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비슷하게 읽히죠.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어느 단계에서 하느냐와 무엇을 다투느냐입니다.
항소는 첫 재판 결과에 불복해서 다음 단계로 올리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사실과 법을 다 다시 봅니다. 그때 그런 일이 있었는지부터 다시 따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일이 생기죠.
증거를 새로 낼 수 있는 것도 이 단계입니다.
상고는 두 번째 재판 결과에 불복해서 마지막 단계로 올리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사실을 다시 안 봅니다. 법을 제대로 적용했는지만 봅니다. 그래서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좁으니까요.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세 번째가 빠른 방법이겠지요. 사실을 다시 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마지막 단계는 아니니까요.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항소는 결과가 바뀔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상고는 좁습니다. 그래서 같은 불복인데 앞으로의 전망이 다릅니다.
두 말을 섞어 읽으면 이게 안 보입니다. 상고했다는 소식을 항소처럼 읽으면 아직 크게 남은 것처럼 느껴지고요. 읽는 쪽에서는 몇 번째 재판인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항소 소식이면 다음 재판에서 무엇을 다투는지 보시면 됩니다. 사실이 다시 나올 수 있으니까요.
상고 소식이면 볼 것은 법 적용 부분입니다. 사실관계는 대개 그 앞에서 정리됐고요.
구체적인 절차와 기한은 제가 다룰 자리가 아닙니다. 저는 두 이름이 다른 단계라는 것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불복한 것은 같습니다. 몇 번째 재판인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