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에서 의견이 매번 갈리는 옆 팀 과장 이야기를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과장의 말에는 늘 반대하면서도 회식 자리에서는 같이 웃으셨다고요. 그 분은 적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은 같은 과장이 승진했다는 소식에 "잘 안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답니다. 그분은 그냥 반감이라고 하셨고요. 두 분의 이름을 서로 바꾸면 정확해집니다.
반감과 적대감은 둘 다 상대에게 맞서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 사람의 말이 거슬리고, 동의하고 싶지 않고, 함께 있으면 긴장됩니다. 맞선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반감은 상대의 말이나 태도, 주장에 반대하는 마음이고, 적대감은 상대를 적으로 여겨 그 사람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데까지 간 마음입니다.
반감에는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 과장의 의견, 그 사람의 말투 같은 것에 반대합니다. 사람 전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한 무언가에 맞서는 거죠. 그래서 반감이 있어도 회식 자리에서 같이 웃을 수 있습니다. 의견과 사람이 따로 보이니까요.
의구심과 반감, 거부감과 반감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적대감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적대감은 사람 전체를 향합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 불편하고, 잘되는 것이 싫습니다. 승진 소식에 먼저 든 생각이 그 표시죠. 적대감은 의견이 같아져도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맞서는 대상이 의견이 아니라 그 사람이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반감을 적대감이라고 부르시면 건강한 반대까지 미움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회식에서 웃은 분은 오히려 둘을 잘 나누고 계셨던 셈이겠지요.
반감이라면 그 의견에 대해 말로 다투시면 됩니다. 반대는 대화의 재료가 됩니다.
적대감이라면 그 사람에게서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사람 전체로 번진 마음은 그 출발점을 찾으면 크기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맞서는 것은 같습니다. 잘되는 것을 볼 수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