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금 드시고 이게 커피가 맞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봉지에 영어로 애너로빅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앞서 가공 방식 얘기를 드렸죠. 워시드, 내추럴, 허니요.
무산소 발효는 그 앞 단계에 붙는 과정이에요. 수확한 열매를 공기가 안 통하는 통에 넣고 일정 시간 두는 거예요. 그러면 안에서 발효가 일어나요.
공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작용하는 미생물이 달라요. 그래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이게 이 방식을 쓰는 이유예요.
딸기, 열대 과일, 계피, 심지어 와인 같은 향이 나와요. 보통 커피에서 나오기 어려운 결이에요. 처음 드시면 향이 인공적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뭘 넣은 게 아니에요. 발효 과정에서 생긴 성분이 그런 향을 만드는 거예요.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이건 취향이 아주 갈려요.
둘 다 맞는 얘기예요. 저는 손님께 내드릴 때 먼저 말씀드려요. 향이 좀 셀 거라고요. 그래야 실망하지 않으세요.
시간과 온도를 잘못 잡으면 실패해요.
너무 오래 두면 시큼하고 썩은 듯한 맛이 나요. 그 선이 좁아서 잘 만든 것과 못 만든 것의 차이가 아주 큽니다. 그래서 값이 붙는 거고요.
싼 무산소 발효 원두는 조심하셔야 해요. 잘못 만든 걸 만날 확률이 높아요.
새로운 방식일수록 잘 만든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더라고요.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려요.
블랙으로, 뜨거울 때부터 식을 때까지 천천히 드셔보세요.
향이 계속 바뀌는 게 이 원두의 재미예요. 우유를 넣으면 그 향이 다 묻혀서 값을 버리게 돼요.
그리고 작은 봉지로 사보시는 걸 권해드려요. 안 맞으면 다 못 드시거든요. 드셔보시고 어느 쪽인지 말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