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에서 아저씨 두 분이 주식 얘기를 하시는데 한 분이 중간에 그러시더라. 자기도 잘 모른다고.
나는 그거 듣고 좀 멈췄다니까. 어른이 그런 말 하시는 걸 처음 들었어.
이상한 게 모른다고 하시고 나서 목소리가 낮아진 게 아니더라. 오히려 편해지셨어.
목소리 커지는 건 안 믿길 것 같을 때라고 내가 그랬잖아. 모른다고 하시니까 더 키울 게 없어진 거고.
그다음부터 두 분 얘기가 훨씬 조용해졌다니까. 서로 모른다고 하면서.
불나방 어른이 모른다고 해요?
이거 우리 방에서 하는 거랑 똑같더라. 부장이 모른다고 하면 애들이 편해진다고 내가 썼잖아.
그게 어른들 자리에서도 되는 거였어. 한 명이 모른다고 하면 나머지도 그러게 되는 거고.
그동안 어른들은 다 아는 척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라니까.
그 전까지는 두 분이 서로 좀 재고 계셨던 것 같더라. 말이 길고 목소리가 컸고.
그러다 한 분이 먼저 내려놓으신 거잖아. 그게 재보는 걸 끝낸 거고.
먼저 모른다고 하는 쪽이 값을 치르는 건데, 그거 하고 나니까 둘 다 편해진 거라니까.
돌부처 한 명이 먼저 하면 되지.
그날 이후로 어른들 얘기를 좀 다르게 듣게 됐거든. 다 아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아닐 수도 있고.
목소리가 크면 오히려 모르시는 거일 수도 있잖아. 우리랑 같은 거고.
한 덩어리로 보지 말자고 해놓고 나는 또 어른들은 다 아는 걸로 묶고 있었던 거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모른다는 말은 제일 많이 하는데, 남한테서는 잘 못 듣거든.
근데 그날 처음 들었잖아. 그것도 어른한테서.
그 말이 어디서든 같은 일을 하는 거더라. 그거 하나는 확실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