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끝났다는 기사를 두 곳에서 봤습니다. 한 곳은 합의라고 적었고 다른 곳은 타협이라고 적었더군요.
내용은 같았습니다. 그런데 합의라고 하면 잘 풀린 것처럼 읽히고 타협이라고 하면 물러선 것처럼 읽힙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합의와 타협은 둘 다 끝난 상태입니다.
싸움이 멈췄고 서로 인정한 지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과 문서만 보면 구별이 안 됩니다.
갈리는 것은 양쪽이 얻은 것이 있느냐입니다.
합의는 서로 원하는 것이 달랐고, 그 다름을 이용해 각자 다른 것을 가져간 상태입니다.
한쪽은 시간을 얻고 한쪽은 조건을 얻는 식이죠. 둘 다 자기가 더 중요하게 여기던 것을 챙겼습니다. 그래서 합의 뒤에는 양쪽이 설명할 성과가 있습니다.
타협은 서로 같은 것을 원했고, 그것을 나눠 가진 상태입니다.
둘 다 원하던 것보다 적게 받습니다. 그래서 타협 뒤에는 양쪽이 설명할 것이 성과가 아니라 이유입니다. 왜 여기서 멈췄는지를 설명해야 하지요.
타협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것을 원하는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입니다.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세 번째가 자주 두 이름으로 포장됩니다. 한쪽이 다 가져간 결과를 합의라고 적으면 읽는 사람은 공평했다고 받아들이겠지요.
같은 결과를 합의라고 부르면 성공한 협상이 되고 타협이라고 부르면 아쉬운 결말이 됩니다.
그래서 이름은 사실을 전하는 동시에 점수를 매깁니다. 기사마다 이름이 다른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읽는 쪽에서는 이름을 받기 전에 각자 무엇을 얻었다고 적혀 있는지만 세어보시면 됩니다.
이건 본인 일에서도 같습니다.
정리는 됐는데 개운치 않으시면 얻은 칸이 비어 있는 겁니다. 그럴 땐 상대를 탓하기 전에 애초에 서로 원한 것이 같았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같았다면 그건 타협이고, 개운치 않은 게 정상입니다.
달랐는데도 못 얻으셨다면 그때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이름을 갈라두면 그 뒤가 갈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끝났다는 점은 같습니다. 각자 얻은 칸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