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본사 앞을 지날 때마다 "저기 사원증 걸고 다니면 좋겠다"고 말하셨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그 회사를 동경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은 동네 작은 책방 주인이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책을 골라주는 모습을 보고 "저렇게 살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두 분의 바라봄은 이름이 달랐습니다.
동경과 선망은 둘 다 나보다 나아 보이는 누군가나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꾸 그쪽을 보게 되고, 그 자리에 있는 나를 떠올리고, 조금 부럽습니다. 바란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동경은 그 사람의 됨됨이나 삶의 방식을 닮고 싶어 그리워하는 마음이고, 선망은 그 사람이 가진 지위나 자리, 조건을 부러워하며 갖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동경에는 삶의 모양이 있습니다.
책방 주인이 가진 것은 큰 회사도, 높은 자리도 아닙니다. 손님 한 명에게 시간을 쓰는 그 방식이 닮고 싶은 거죠. 그래서 동경은 그 사람처럼 사는 법을 묻게 만듭니다.
동경과 존경, 동경과 부러움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선망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선망에는 자리가 있습니다.
대기업의 사원증, 높은 직함, 좋은 동네 같은 것입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이 그 자리가 부러운 거죠. 그래서 선망은 그 자리를 얻는 방법을 묻게 만듭니다. 사원증을 떠올리는 마음이 그 방향이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 다 나쁜 마음은 아닙니다. 다만 선망을 동경이라고 부르시면 내가 바라는 것이 삶인지 자리인지 흐려지겠지요.
동경이라면 그 사람의 하루를 들여다보시면 됩니다. 닮고 싶은 부분이 한 가지라도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선망이라면 그 자리에 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적어보시면 됩니다. 이름이 정확하면 어느 길로 갈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나아 보이는 쪽을 바라는 것은 같습니다. 그 사람이라서인지 그 자리라서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