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하는 친구네 놀러 갔어요. 친구가 진열장 구석 오래된 버드나무 그림 상표를 가리키더라고요. 유한양행 거래요. 이 회사가 요즘 다른 일로 뉴스에 나온다고 했어요.
렉라자라는 폐암 약 얘기래요.
박예슬 약 회사가 약을 만든 게 뉴스예요?
친구 말로는 그게 아니래요. 그 약은 처음 후보를 다른 작은 우리나라 바이오 회사가 찾아낸 거래요. 유한양행이 그 후보를 사 와서 시험을 거듭하며 키웠대요.
그리고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 해외 큰 제약회사한테 다시 넘겼대요. 그 큰 회사가 다른 나라들에서 허가를 받고 파는 걸 맡는 거라던데요.
신미혜 작은 텃밭에서 싹을 사 와서 우리 마당에서 키운 다음, 큰 농장에 넘겨 전국에 팔게 하는 거예요.
앞에서 알테오젠이 기술을 빌려주고 나눠서 삯을 받는다고 들었잖아요. 유한양행도 넘길 때 계약금, 단계마다 받는 돈, 팔리면 받는 몫을 나눠 받는대요. 그걸 또 처음 후보를 찾은 작은 회사와 나눈다던데요.
친구 말로는 우리나라 회사가 키운 약이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게 크게 뉴스가 됐대요. 그래서 이 회사 이름이 그 뒤로 많이 나온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이제 이 회사는 그 약으로 먹고사는 거예요?
친구는 그건 아니래요. 원래 이 회사는 약국에 들어가는 여러 약과 생활용품을 오래 팔아 온 데래요. 렉라자는 새로 생긴 큰 칸이고요. 그 약이 실제로 얼마나 쓰일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뜻밖이었어요.
친구 말로는 이 회사를 만든 분이 자기 몫을 거의 다 사회에 내놓고 세상을 떠났대요. 그래서 지금 이 회사의 가장 큰 주인이 가족이 아니라 재단이라던데요. 다른 큰 회사들은 대개 집안이 대를 이어 쥐고 있잖아요. 그 점이 다르다고 들었어요.
렉라자가 작은 회사 후보를 유한양행이 사 와서 키운 거라는 것, 그걸 해외 큰 제약사에 넘겼다는 것, 나눠서 삯을 받고 그걸 또 나눈다는 것, 미국 허가가 크게 뉴스가 됐다는 것, 회사 주인이 재단이라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약 회사 뉴스를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 약은 누구 손을 거쳐 온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