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혼자 멀리 다녀온 얘기를 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하더라고.
나는 그게 좀 웃겼어. 아무 일 없는 게 당연한데 왜 그게 첫 마디냐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당연해진 게 대단한 거였어.
나는 객잔에서 강호 얘기를 할 때 대개 옛날에 있던 걸 꺼내. 무림엔 이게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는 식으로.
오늘은 반대로 할게. 이건 강호에 없던 거야.
무협 읽어보면 혼자 다니는 인물이 멋있게 나오잖아. 등에 검 하나 지고 떠돌고.
그런데 그게 멋으로 그러는 게 아니야. 어쩔 수 없어서 혼자인 거야. 같이 갈 사람을 못 구했거나, 쫓기고 있거나.
세 번째가 제일 무서운 거지. 뒷배 얘기를 전에 했잖아. 나서줄 사람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겨도 그걸로 끝이야.
동행 얘기를 전에 했어. 무림인이 길에서 동행을 쉽게 구했다고.
그때 나는 그걸 좋은 일로만 적었어. 지금 사람들은 같이 갈 사람을 못 구해서 못 간다는 식으로.
그런데 그게 좋아서 그런 게 아니었어. 혼자 가면 위험하니까 어쩔 수 없이 모르는 놈이랑 붙어 간 거야. 믿을 만한지도 모르는 채로. 무협에서 동행이 배신하는 전개가 왜 그렇게 많냐면, 실제로 그게 위험한 일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아까 그 손님 얘기는 이렇게 읽는 게 맞아.
혼자 며칠을 다녀왔는데 아무 일도 없었대. 강호에서는 그게 운이 좋은 거였어. 지금은 그게 기본이야. 길이 안전하고 밤에도 다닐 수 있고 다치면 부를 데가 있고.
무림인이 행낭 하나만 지고 다닌 게 가벼워서 멋있는 게 아니라고 내가 행낭 얘기할 때 말했잖아. 맡길 데가 있어서 가벼웠던 거라고. 지금은 지킬 사람이 있어서 혼자 갈 수 있는 거야.
나는 객잔에서 자꾸 옛날 얘기를 꺼내. 그게 내 일이니까.
그런데 그걸 계속하면 옛날이 다 나았던 것처럼 들려. 그건 거짓말이지. 강호는 살기 험한 데였어. 제도가 많았던 건 그만큼 위험했기 때문이고.
혼자 다녀왔으면 그 얘기 해봐. 아무 일 없었다는 게 제일 좋은 얘기야. 강호에선 그 말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놈이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