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두 인물을 두고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다면서 앞을 세 번 뒤졌어.
인물 이름은 외우지 말고 자리로 기억하라고 내가 늘 적잖아. 그런데 자리보다 사이가 더 헷갈리더라고. 묶어보니 여섯이야.
사문 — 배운 줄이야. 사부와 제자, 사형과 사제. 배사로 시작하고 안 끊겨 소속 — 같은 문파나 세가야. 나갈 수 있고 쫓겨날 수도 있어 의형제 — 절차로 맺은 사이지. 형식이 있고 무르기가 어려워 식객 — 얹혀사는 사이야. 재워주는 쪽과 얹히는 쪽 수하 — 거둔 사이고. 부리는 게 아니라 떠맡는 거라고 전에 적었어 빚 — 신세를 진 사이야. 이게 제일 흔하고 제일 오래 가
각각 따로 적은 적이 있어. 여섯 번째가 제일 중요해.
정리하고 보니 이게 보여. 다섯 가지 사이를 빚이 관통해.
협이 정의로운 게 아니라 갚는 거라고 내가 여러 번 적었어. 신세 지는 게 인연의 시작이라고도 썼고. 무협에서 인물이 움직이는 이유가 대개 빚이야.
사문도 빚이고, 의형제도 빚이고, 식객도 빚이야. 형태만 다르지 갚을 게 있다는 건 같아.
어떻게 끝나느냐도 여섯이 다 달라.
첫 번째랑 여섯 번째가 안 끊기는 쪽이야. 그래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축이 늘 이 둘이지.
이게 작품에서 쓰는 방식이야. 같은 사람이 두 줄로 묶이면 부딪혀.
사문은 이쪽인데 소속은 저쪽인 경우. 사문 문파 차이를 전에 적었어. 배운 줄이랑 소속이 어긋나면 그 인물한테 사연이 있는 거라고 썼지.
의형제인데 적 문파 사람이거나, 빚진 상대가 쳐야 할 상대거나. 잘 쓴 작품은 이 어긋남을 일부러 만들어.
무협 인물 관계도 얘기를 전에 적었어. 사문 줄이랑 소속 묶음이랑 원한 화살표 셋을 그리라고.
그때 셋만 그리라고 한 게 지금 보면 맞아. 여섯 중에 셋이 뼈대고 나머지는 거기 붙어. 의형제랑 식객이랑 수하는 그때그때 붙는 거지.
어느 둘이 헷갈리는지 말해봐. 어느 줄인지 놓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