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장소 이름을 적어놓고 물었어. 이 중에 어디서 뭐가 터지냐고.
좋은 질문이야. 장소마다 벌어지는 일이 정해져 있거든.
객잔 — 모르는 사람이 한 상에 앉는 데야. 이야기가 여기서 시작해. 정보가 오가고 시비가 붙지 주루 — 아는 사람끼리 모이는 데고. 음모는 대개 여기서 꾸며져 역참 — 관에서 세운 자리야. 표가 있어야 들어가. 무림인은 거의 못 써
객잔 주루 차이랑 역참 얘기를 각각 적었어. 셋 다 길 위에 있는데 누가 들어갈 수 있느냐가 갈려.
본산 — 문파가 있는 산이야. 시작이랑 끝에만 나와 분타 — 문파가 도시에 둔 자리고. 중간은 거의 여기서 굴러가 장경각 — 비급을 모아둔 서고야. 뭘 얻으러 들어가는 데지
분타 얘기를 적을 때 본산은 시작과 끝에만 나온다고 썼어. 이야기의 대부분은 분타에서 벌어져.
연무장 — 겨루는 데야. 비무첩을 받으면 여기로 가 산길 — 매복이랑 녹림이 나와. 걷는 대목이 여기고 강과 나루터 — 수적이 나오고 육지 규칙이 안 통해 동굴 — 기연이 있는 데야. 아무도 안 가는 자리라 그래
네 번째가 제일 정해져 있어. 기연이 왜 항상 동굴에 있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운이 아니라 면허라고.
빈 데를 세어보는 것도 쓸모가 있어.
논밭이 안 나와. 무협 농사 얘기를 어제 적었어. 밥은 먹는데 짓는 사람이 안 나온다고. 바다가 안 나와. 강호가 거기까지 안 닿아서야. 잠자는 방도 안 나와. 방은 잡는데 자는 대목은 안 그려.
셋 다 한 줄로 모여. 몸으로 겨루는 판이 안 서는 자리는 아예 안 그려.
이걸 알면 편이 시작될 때 대충 잡혀.
객잔이면 사람을 만나는 편이고, 분타면 일이 굴러가는 편이고, 동굴이면 뭘 얻는 편이야. 산길이면 붙는 편이고 본산이면 크게 정리되는 편이지.
무협 인물 유형 정리를 어제 적었어. 이름은 스물인데 자리는 여섯이라고. 장소도 그래. 이름은 여럿인데 하는 일은 몇 개 안 돼.
어떤 데가 나왔는지 말해봐. 뭐가 터질지 짚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