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이사하면서 큰 짐을 버리는 데 값을 치렀대요. 그러고는 이게 다 어디로 가느냐고 묻더라고요.
저도 그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값을 받고 받아 주는 회사가 따로 있다던데요.
박예슬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닌데 그게 장사가 되나요?
신미혜 파는 게 아니라 받아 주는 걸로 버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처리하는 길이 크게 셋이래요.
땅에 묻는 자리가 있고, 태우는 자리가 있고, 쓸 만한 걸 골라내서 다시 쓰게 만드는 자리가 있대요. 무엇으로 갈지는 그 쓰레기가 뭐냐에 따라 갈린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아무나 받아서 묻거나 태워도 되는 건가요?
그게 절대 안 된대요. 허락을 받은 데만 할 수 있고, 그 허락을 새로 받기가 아주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묻는 자리든 태우는 자리든 새로 만들려면 동네에서 반기지 않잖아요. 그래서 새 자리가 잘 안 생긴다던데요. 그러면 이미 허락을 받아 놓은 데가 계속 그 자리를 갖는 거래요.
신미혜 동네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집이 정해져 있는 거예요. 앞에서 시멘트가 무거워서 멀리 못 간다고 알아봤잖아요. 그 결이랑 닮은 셈이죠.
이것도 멀리 실어 나르면 값이 안 맞아서 가까운 데서 처리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역마다 자리가 나뉜다더라고요.
이건 저도 생각 못 했어요. 묻는 자리는 쓰면 쓸수록 줄어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남은 자리가 얼마냐가 그 집 살림이라던데요. 다 차면 더는 못 받으니까요. 새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두는 게 이 집들의 큰일이라고 했어요.
박예슬 그럼 태우는 쪽은 줄어들 일이 없는 거잖아요.
태우는 쪽은 다르대요. 대신 태울 때 나오는 걸 걸러 내는 설비를 갖춰야 하고 그게 크다더라고요.
이 대목이 재미있었어요. 태우면 열이 나오잖아요. 그걸 그냥 버리지 않고 판대요.
가까운 공장이나 동네에 더운물이나 김으로 보낸다고 들었어요. 앞에서 시멘트 공장이 남들이 버리는 걸 받아다 태워서 열을 낸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 반대편에 이 집들이 서 있는 셈이었어요.
다만 어느 집이 어디까지 하고 있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버리는 쪽이 값을 치르는 장사라는 것, 묻고 태우고 골라내는 길이 있다는 것, 허락받은 데만 할 수 있어 새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 묻는 자리는 남은 만큼이 살림이라는 것, 그리고 태우면서 나온 열도 판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이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묻는 자리 얘기예요, 태우는 자리 얘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