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웃으며 대해주던 동료에게 마음이 가서 고민을 털어놓으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동료가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다고요.
그런데 며칠 뒤, 그 동료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서운하셨답니다. 그 동료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 친절한 사람이었던 겁니다.
다정과 친절은 둘 다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태도입니다.
웃으며 말하고, 필요한 것을 챙겨주고, 불편하지 않게 해줍니다. 받는 쪽에서는 같은 따뜻함으로 느껴지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친절은 누구에게나 베푸는 상냥한 태도이고, 다정은 그 사람에게 정이 담긴 따뜻함입니다.
친절은 태도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오래 본 사람에게도 같은 온도로 대합니다. 그래서 친절은 관계가 없어도 성립합니다. 길을 알려주는 행인도 친절할 수 있으니까요. 그 동료의 웃음이 모두에게 같았던 것도 친절이라서입니다. 친절은 좋은 것이지만, 나에게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정은 관계에 붙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사정을 기억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말을 고르고, 그 사람이 힘들 때 먼저 알아챕니다. 그래서 다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말을 한다면 그건 다정이라기보다 친절이겠지요.
다정함과 상냥함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친절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친절을 다정으로 읽으면 기대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대개 서운함으로 돌아옵니다. 그 분이 서운하셨던 것도 그 자리였습니다.
친절이라면 고마워하시면 됩니다.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으면 서운할 일도 없습니다.
다정이라면 그 관계를 소중히 다루시면 됩니다. 같은 따뜻함이라도 이름에 따라 그 사람에게 건넬 마음의 크기가 정해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따뜻한 것은 같습니다. 나에게만 맞춰져 있는지만 보시죠.
이름을 붙이면 크기를 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