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중고차를 보러 갔대요. 사고 난 적 있느냐고 물었더니 종이를 한 장 내주더라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알겠더라고요. 이 장사에서 파는 건 차만이 아니라 그 차를 믿어도 된다는 것이었어요.
박예슬 사서 되파는 건데 그게 뭐가 어려운 건가요?
신미혜 사는 사람이 못 믿으면 아예 안 사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이 집들은 차를 자기 돈으로 사들여 놓고 되판대요.
앞에서 백화점이 물건을 자기가 사다 놓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는 그 반대쪽이래요. 안 팔리면 그게 다 자기 짐이 되는 거라고요.
박예슬 그럼 오래 안 팔리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세워 두는 자리값도 들고, 시간이 가면 차값도 내려간다던데요. 그래서 얼마에 사들이느냐가 이 장사의 승부라고 했어요. 잘못 사들이면 팔 때 이미 정해지는 거라고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같은 차라도 어떻게 굴렸는지 밖에서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살펴보고 종이에 적어 주고, 사고 나면 얼마 동안 고쳐 준다고 붙여 둔대요. 그게 값에 들어 있는 거라던데요.
신미혜 차를 파는 게 아니라 안심을 얹어 파는 셈이죠.
그리고 값을 흥정하지 않고 붙여 놓은 대로 파는 방식이 생겼다고 했어요. 깎아 주는 것보다 깎을 필요가 없다고 믿게 하는 쪽이 낫다고 본 거라던데요. 케이카 같은 이름을 들었어요.
이건 앞에서 알아본 것과 이어졌어요.
새 차가 잘 안 나오면 기다리다 중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새 차가 많이 풀리면 중고가 흔해진다더라고요. 앞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가 새 차 자리와 고칠 때 쓰는 자리로 나뉜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쪽도 새 차 사정을 등에 지고 있는 자리라고요.
그리고 나라 밖으로 실어 내보내기도 한대요. 여기서 오래된 차가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값을 한다고요.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자기 돈으로 사들여 놓고 되파니 재고를 스스로 진다는 것, 그래서 사들이는 값이 승부라는 것, 파는 게 차가 아니라 믿어도 된다는 것이라는 것, 값을 안 깎는 방식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새 차 사정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이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 종이는 누가 써 준 거래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