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지나가다 이상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아파트 정문에 붙은 이름이랑 공사장 가림막에 적힌 이름이 다르더라고요. 남편도 그건 원래 그렇다던데요.
저는 이게 안 맞았어요. 지은 회사가 파는 거 아닌가요. 왜 이름이 둘인가요. 그래서 그날은 이걸 붙들고 물었어요.
먼저 이걸 갈라야 한다고 들었어요. 판을 벌이는 쪽이 따로 있고, 지어주는 쪽이 따로 있대요.
판을 벌이는 쪽은 땅을 구하고, 돈을 끌어오고, 몇 채를 지을지 정하고, 팔리든 안 팔리든 그 결과를 떠안는 곳이래요. 지어주는 쪽은 그 사람들한테서 일을 받아 공사를 해주고 공사비를 받는 곳이고요.
신미혜 결혼식으로 치면 예식장을 잡고 손님을 부르는 사람이 따로 있고, 상을 차려주는 출장 뷔페가 따로 있는 셈이죠.
저는 여기서 잘랐어요. 그럼 판을 벌인 쪽이 더 버는 거 아닌가요?
잘 되면 그렇대요. 대신 안 되면 그쪽이 다 떠안는다고 들었어요. 사람이 안 들어오면 지어놓은 게 그대로 남는 거니까요. 지어준 쪽은 공사비를 받고 끝이라 그만큼 흔들림이 적다고요. 대신 크게 남길 일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강미연 뷔페는 손님이 몇 명 오든 계약한 상값은 받는 셈이라던데요.
여기가 헷갈렸어요. 우리가 아는 큰 회사들은 둘 다 한다고 들었거든요.
맞대요. 현대건설이나 GS건설 같은 데는 남의 일을 받아서 지어주기도 하고, 자기가 판을 벌여서 짓기도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 회사 안에 성격이 다른 살림이 같이 들어 있는 거잖아요. 어느 쪽 비중이 큰지가 회사마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밖에 나가서 짓는 일도 따로 있대요. 발전소나 공장 같은 걸 다른 나라에 가서 짓는 거요. 그건 또 셈이 다르다고 들었어요.
이것도 물었어요. 이쪽 회사 얘기에는 왜 늘 빚 얘기가 붙어 나오나요?
땅을 먼저 사야 하는데 그 돈이 아주 크대요. 그런데 집값은 다 짓고 나서 들어오니까 그사이를 빌려서 버틴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빌리는 값이 오르내리면 이 바닥이 통째로 출렁인다는 거예요.
신미혜 밥을 다 차려놓고 나서 밥값을 받는 집인 거예요. 장 보는 돈은 먼저 나가는 셈이죠.
그래서 뉴스에 어려운 말이 나올 때 이 바닥 이름이 같이 나오는 거였어요. 다만 어느 회사가 얼마나 버티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정리하면 이래요. 판을 벌인 쪽은 팔리는 결과를 떠안고, 지어준 쪽은 공사비를 받아요. 큰 회사는 둘 다 하고 있고요. 그리고 땅값을 먼저 치러야 해서 빌린 돈 얘기가 늘 붙어 다녀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는 몰라요. 그건 저녁상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만 정문 이름이랑 가림막 이름이 왜 다른지는 이제 알겠더라고요.
강미연 이름이 둘인 게 이상한 게 아니라 하는 일이 둘이었던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