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그러더라고. 의원이나 약초꾼이나 풀 아는 건 똑같지 않냐고.
나는 산이랑 방을 번갈아 가리켰어. 하나는 산에 있고 하나는 방에 있어.
약초꾼 얘기를 전에 적었어. 산 깊은 데를 다니니까 아무도 못 본 걸 본다고. 무공은 없는데 아는 게 있는 자리라고 썼지.
약초꾼은 찾는 사람이야. 어디에 뭐가 나는지를 알아. 계절이랑 땅이랑 날씨를 봐.
의원은 쓰는 사람이고. 무협에 의원이 왜 다 괴짜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살리는 쪽이 더 세다고. 의원은 받은 걸로 뭘 하는 자리야.
같은 풀을 두고도 보는 데가 달라.
세 번째가 재밌어. 약초꾼은 장사를 하는 거니까 좋은 걸 비싸게 팔려고 해. 의원은 그걸 사는 쪽이고. 둘이 흥정하는 장면이 나오는 게 그래서야.
영약 얘기를 전에 적었어. 드물고 구하기 어렵다고.
그 영약이 어디서 오냐면 약초꾼 손에서 와. 그런데 그게 진짜인지를 아는 건 또 다른 문제야. 캔 사람은 물건을 알고 쓰는 사람은 값어치를 알지.
그래서 잘 쓴 작품은 이 둘을 같이 내보내. 하나가 가져오고 하나가 봐주는 식으로. 사천당가 얘기를 적을 때 독을 다루는 집안이 푸는 것도 쥐고 있다고 썼는데, 그 집안은 이 둘을 한 자리에 합쳐놓은 셈이야.
이건 좀 씁쓸한 대목인데, 대접이 갈려.
의원은 무림에서 귀해. 다치면 찾아가야 하니까. 내상 얘기를 전에 적었어. 겉은 멀쩡한데 안이 상한 건 아무나 못 본다고.
약초꾼은 그렇지 않아. 물건을 대는 쪽이라 값만 받고 물러나. 무림인은 뭘로 먹고사나 얘기를 적을 때도 나왔는데, 대는 쪽이 대접을 덜 받는 게 이 판의 버릇이야. 표국 상단 차이를 적을 때도 비슷한 게 나왔어.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풀 나오는 대목은 다 넘겼어.
지금은 하나만 봐. 그 인물이 산에서 나오나 방에서 나오나. 산이면 약초꾼이고 방이면 의원이야. 그거 하나면 그 대목이 뭘 하려는 건지가 잡혀.
어느 인물이 나왔는지 말해봐. 어느 쪽인지 갈라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