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파운드리가 뭔지 알아봤잖아요. 자기 물건이 아니라 남의 주문을 받아서 찍어 주는 자리요.
그런데 이웃 언니가 그러는데, 어떤 회사는 그 일을 하면서 자기 물건도 만들어 판다던데요. 삼성전자 이름이 그래서 두 군데에 다 나오는 거라고요.
박예슬 같이 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뭐가 문제인 건데요?
신미혜 맡기는 쪽 마음이 되어 보면 다른 거예요.
이웃 언니가 되묻더래요. 그럼 내 반찬 조리법을 반찬가게에 맡기는 꼴 아니냐고요.
들은 대로 옮기면 그 걱정이 맞대요. 주문을 맡기려면 설계를 통째로 넘겨야 하는데, 받는 쪽이 같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집이기도 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안에 담을 쌓아 두고 서로 못 넘게 해 뒀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도 자리도 갈라 둔다고요. 그런데 담을 쌓았다고 걱정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던데요.
박예슬 그럼 아예 받아 찍기만 하는 집이 유리한 거잖아요.
그 얘기가 나온대요. 오로지 찍기만 하는 집은 그 걱정을 아예 안 만들어도 되니까요. 앞에서 파운드리를 알아봤을 때 대만 쪽 이름이 같이 나왔잖아요. 그 집이 그런 자리라고 했어요.
한쪽 얘기만 듣고 오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물어봤어요.
만들어 본 집이라 잘 찍는다는 말이 있대요. 자기가 직접 물건을 만들어 봤으니 어디가 어려운지 안다는 거요. 그리고 한쪽 장사가 조용할 때 다른 쪽이 버텨 준다고도 하더라고요.
신미혜 반찬도 팔고 남의 반찬도 만들어 주면 한쪽이 뜸할 때 다른 쪽으로 버티는 셈이죠.
앞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왜 그렇게 오르내리는지 알아봤잖아요. 그때 나온 사이클 얘기하고 이어지는 자리라던데요. 두 장사의 결이 서로 달라서 같이 두면 덜 흔들린다는 말도 있고, 둘 다 반도체라 결국 같이 간다는 말도 있대요.
새로 들은 게 하나 있어요. 예전엔 자기 물건 쪽과 주문받는 쪽이 딱 갈렸는데 요새는 아니래요.
앞에서 HBM이 뭔지 알아봤잖아요. 그건 자기 물건이면서도 사는 쪽 사정에 맞춰 짜 주는 성격이 있대요. 그러니 만들어 파는 건지 받아 찍는 건지 그 사이에 있는 자리가 늘어난다더라고요.
어느 쪽이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한 지붕 아래 자기 물건 만드는 장사와 받아 찍는 장사가 같이 있다는 것, 맡기는 쪽에서 보면 그게 걱정이 된다는 것, 그래서 안에 담을 쌓아 둔다는 것, 그래도 만들어 본 집이라는 강점과 서로 버텨 주는 면이 있다는 것.
어느 쪽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이 이름이 뉴스에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거 자기 물건 얘기예요, 받아 찍는 얘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