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인 줄 알고 진하게 볶았다가 산미가 남아 있어서 놀랐던 첫 봉지가 있었어요.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와 붙어 있어요. 같은 섬의 동쪽 절반이에요.
나라로 독립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국토가 작아요. 그런데 커피가 나라 경제에서 큰 자리를 차지해요. 수출하는 것 중에 커피가 제일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바로 옆인데 맛이 꽤 다릅니다.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산미가 거의 없고 아주 묵직하죠. 동티모르는 산미가 남아 있어요. 바디도 중간 정도고요. 흙 같은 결이 있으면서 동시에 밝은 쪽이 섞여 있어요.
가공 방식이 달라서 그래요. 이쪽은 물로 씻는 방식을 많이 써요.
이 나라에서 나온 유명한 품종이 있어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자연적으로 섞인 나무가 여기서 발견됐어요. 그걸 티모르 하이브리드라고 불러요. 병에 강한 로부스타의 성질을 물려받아서, 나중에 여러 나라의 품종 개량에 쓰였어요.
앞서 말씀드린 중미 품종들 중에도 이 계보가 섞인 게 있어요. 작은 나라인데 커피 역사에서는 자리가 있는 셈이에요.
페루나 멕시코 얘기할 때랑 비슷한 구조예요.
소농이 대부분이고 조합 단위로 움직여요. 원래 약품을 거의 안 쓰던 방식이라 인증을 받기가 수월했고요. 그래서 봉지에 인증 표시가 자주 붙어요.
인증이 맛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건 그때 말씀드린 대로예요.
옆 나라라고 비슷할 거라고 짐작하면 자주 어긋나더라고요. 동티모르가 그 예예요.
중간 정도로 볶은 걸 고르시면 두 결이 다 살아요.
너무 진하게 볶으면 산미가 사라져서 만델링 비슷해져요. 그러면 이 원두를 고를 이유가 줄죠. 저는 그 실수를 첫 봉지에서 했어요.
인도네시아 쪽 결을 좋아하시는데 조금 밝은 걸 찾으시면 이쪽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