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원두가 어디서 오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가끔 계세요. 저는 그 질문을 반가워해요.
동네 카페 대부분은 볶는 곳에서 받아와요. 저희도 그래요.
기계값도 크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거든요. 무엇보다 볶는 일은 그 자체로 다른 기술이에요. 어설프게 하면 좋은 생두를 망쳐요.
저는 받아 쓰는 쪽인데, 대신 어디서 받는지를 고르는 데 시간을 많이 써요.
로스팅 날짜가 이 주나 지난 원두가 왔던 날이 있어요. 그날 바꾸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무리 좋은 원두라도 볶고 시간이 지나면 향이 빠져요. 그래서 저는 주문하고 며칠 만에 오는지를 제일 크게 봐요. 볶아놓고 재고로 두다가 보내는 곳과, 주문받고 볶는 곳은 완전히 달라요.
지금 쓰는 곳은 주문하면 이틀 안에 볶아서 보내줘요. 값이 조금 더 붙는데 그만한 값을 해요.
한 번 좋은 것보다 매번 비슷한 게 훨씬 중요해요.
같은 이름으로 시켰는데 지난달과 맛이 다르면 저희는 세팅을 다시 잡아야 해요. 그러면 그 며칠 동안 손님이 드시는 잔이 흔들리고요.
그래서 저는 새 거래처를 정할 때 한 종류를 몇 달 받아보고 판단해요. 첫 배송만 보고 정하면 대개 후회하더라고요.
이건 값이나 맛 얘기가 아닌데 실제로는 제일 클지도 몰라요.
원두가 바뀌었으면 미리 알려주는지, 물어보면 산지나 가공 방식을 답해주는지요. 손님이 여쭤보셨을 때 제가 답을 못 하면 그게 제일 민망해요.
작은 가게라 물량이 적은데도 성의 있게 답해주는 곳이 있어요. 그런 곳이랑은 오래 가게 되더라고요.
원두를 고르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할 사람을 고르는 쪽에 가깝더라고요.
가게에서 쓰는 원두가 궁금하시면 그냥 여쭤보세요.
어디 원두인지, 언제 볶은 건지, 어느 나라 건지요. 대개 다들 알려드려요. 오히려 그 질문을 받으면 반가워하는 사장님이 많아요.
마음에 드시면 그 자리에서 사 가실 수도 있고요. 저희도 봉지로 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