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이미 넘어간 일을 두고 여섯 달째 자료를 모으고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성실하신 겁니다. 그런데 그 성실함이 향한 곳에 이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념과 집착은 둘 다 쉽게 놓지 않는 태도입니다.
둘 다 오래가고, 둘 다 남들이 보기에 지나쳐 보일 수 있습니다. 세기로도 안 갈립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붙들고 있는 것이 아직 남아 있느냐입니다.
집념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을 끝까지 하는 태도입니다.
해볼 것이 남아 있고, 내가 손댈 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집념은 움직입니다. 오늘 할 일이 나오죠.
집념은 결과가 나옵니다. 되든 안 되든 어느 날 끝납니다. 끝나면 놓습니다.
집착은 끝난 것을 붙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내가 손댈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움직임이 안 나옵니다. 대신 자료를 모으거나 생각을 반복하는 일로 바뀝니다. 그건 그 일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붙들고 있는 동작이지요.
집착은 끝이 없습니다. 끝낼 조건이 이미 사라졌으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것을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여섯 달째 자료만 모으셨다면 뒤쪽입니다. 자료는 쓸 데가 있을 때만 자료니까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주변에서는 둘 다 같게 봅니다. 그만하라는 말이 집념에도 오고 집착에도 오죠. 그래서 남의 말로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될 일을 놓게 되거나 안 될 일을 붙들게 됩니다.
기준은 밖이 아니라 손에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이 나오는지만 보시면 됩니다.
집념 쪽이면 계속 하시면 됩니다. 남들이 뭐라 해도요.
집착 쪽이면 할 일은 마음을 접는 게 아닙니다. 끝난 날짜를 정해서 적는 것입니다. 이 일은 몇 월 며칠에 끝났다고요.
끝난 날이 없으면 사람은 못 놓습니다. 끝을 스스로 적어두면 그때부터 뒤가 됩니다. 그리고 모은 자료는 버리지 마시고 따로 두시면 됩니다. 언젠가 다른 데서 쓰일 수도 있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안 놓는 것은 같습니다. 오늘 할 일이 나오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