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옥상에 올라갔다가 기둥에 네모난 상자들이 매달려 있는 걸 봤대요. 저게 뭐냐고 묻더라고요.
앞에서 통신 회사가 길을 먼저 깔아 두고 오래 나눠 받는 장사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때 그 길에 매다는 물건은 누가 만드나는 생각을 못 했어요.
박예슬 통신 회사가 직접 만드는 게 아닌가요?
신미혜 길을 까는 데랑 물건을 만드는 데가 다른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그 상자 안에 신호를 보내고 받는 것들이 들어 있대요. 우리 휴대폰이 거기에 닿는 거고요.
그걸 만드는 회사가 따로 있고, 통신 회사가 사서 매단다던데요. 앞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가 어느 차에 들어갈지 미리 정해진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그 결이래요. 사 주는 데가 몇 곳으로 정해져 있다고요.
박예슬 그럼 그 몇 곳이 안 사면 팔 데가 없는 거잖아요.
없대요. 그래서 이 집들 살림이 사 주는 쪽 사정에 통째로 걸린다고 했어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앞에서 통신 회사가 신호 방식이 바뀔 때마다 길을 새로 깔다시피 한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때 이 물건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간대요.
그러다 다 깔고 나면 한동안 조용해진다던데요. 그래서 몰릴 때와 비는 때가 아주 크게 갈린다고요.
신미혜 집을 고치는 해에만 목수가 바쁜 것과 같은 셈이죠.
그 비는 동안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집집마다 다르다고 했어요.
그래서 안쪽만 보고는 어렵대요.
바다 건너 통신 회사에도 넣으려 한다던데요. 다만 나라마다 쓰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이미 자리 잡은 큰 회사들이 있어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요.
에이스테크나 케이엠더블유 같은 이름을 들었어요. 그리고 요새는 하늘에 띄운 것과 주고받는 쪽 얘기도 나온다더라고요. 앞에서 항공우주 쪽에서 작은 위성을 여러 개 올린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쪽과 닿는 자리라고 했어요.
길을 까는 데와 매다는 물건을 만드는 데가 다르다는 것, 사 주는 데가 몇 곳뿐이라는 것, 신호 방식이 바뀔 때 몰렸다가 다 깔면 조용해진다는 것, 그래서 비는 동안을 버텨야 한다는 것, 그리고 밖으로 팔 데를 찾는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그 상자를 보면 하나는 생각해요. 저건 통신 회사가 산 물건이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