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은 한 박스 사면 꼭 몇 개씩 물러요. 상자 안에서 귤끼리 눌리고, 하나가 무르기 시작하면 옆으로 번지거든요. 사 오자마자 한 번 펼쳐서 골라 두면 훨씬 오래 먹을 수 있어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단골 한 분이 꼭 귤을 한 봉지씩 가져오세요. 혼자 한 박스를 다 못 먹는다고요.
그러면서 그러셨어요. "상자 바닥 쪽부터 무르더라고요." 맞는 말씀이에요. 위에 있는 귤 무게에 아래쪽이 눌리고, 습기도 바닥에 고이거든요. 그분 덕분에 저희 가게 카운터엔 이맘때마다 귤이 놓여 있어요.
귤이 무르는 이유는 몇 가지가 겹쳐요.
세 번째가 제일 무서워요. 하나만 골라내면 될 걸 두면 며칠 만에 주변까지 번져요.
손님들이 해 보고 좋았다는 걸 모아 봤어요.
첫째, 사 오면 바로 상자를 열어 펼치세요. 무르거나 상처 난 건 먼저 골라서 먼저 드세요.
둘째, 겹치지 않게 놓으세요. 넓은 쟁반이나 신문지 위에 한 겹으로 펼쳐 두면 덜 눌려요.
셋째, 서늘한 곳에 두세요. 난방이 들어오는 방보다 베란다나 현관 쪽이 나아요. 너무 추워서 얼면 안 되니까 그것만 조심하세요.
넷째, 며칠에 한 번 둘러보세요. 무른 게 보이면 바로 빼 주세요.
혼자 사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적게 사는 게 제일 좋아요. 한 박스가 싸 보여도 반을 버리면 결국 손해예요.
아니면 그 단골처럼 나누는 것도 방법이에요. 동료나 이웃에게 한 봉지씩 나누면 귤도 안 버리고 인사도 하나 늘어요. 저는 그 귤 덕분에 그분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돼요.
혼자 다 못 먹는 건 나누라는 신호예요. 귤 한 봉지로 시작되는 인사도 꽤 따뜻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