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밑에 사람이 생겼다는 얘기를 하는데, 좋은 일 같은데 표정이 안 좋더라고.
뭘 시켜야 할지를 모르겠대. 시키자니 미안하고 안 시키자니 자기가 다 하게 되고.
단골 얘기로는 다들 그 대목에서 막힌대.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객잔에서 본 것만 적을게.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협 읽어보면 사람을 밑에 두는 장면이 정해진 모양으로 나와.
거둔다고 해. 거두는 순간에 하는 게 있어.
세 번째가 핵심이야. 뭘 맡길지를 처음에 말해버려. 나중에 하나씩 시키는 게 아니라.
여기가 핵심이야. 왜 처음에 말하냐.
나중에 시키면 그게 매번 부탁이 되거든. 시키는 쪽은 미안하고 받는 쪽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를 몰라. 그러면 둘 다 눈치를 보게 되지.
처음에 정해두면 그게 부탁이 아니라 몫이 돼. 시키는 게 아니라 원래 그 사람 일인 거야. 문파 회비 얘기를 전에 했잖아. 액수가 정해져 있으면 아무도 안 무안하다고. 이것도 같은 원리야.
한쪽만 좋은 게 아니야. 거두면 값이 붙어.
무협에서 수하가 사고를 치면 거둔 사람이 나가서 수습해. 다치면 챙겨야 하고, 밖에서 무시당하면 대신 나서야 하고. 후기지수 얘기를 전에 했잖아. 키우기로 한 애는 실패해도 안 자른다고.
그러니까 거둔다는 게 부리는 게 아니라 떠맡는 거야. 이걸 알면 왜 함부로 안 거뒀는지가 보여.
무협에서 아무나 수하로 안 받아. 몇 번 겪어보고 받지.
왜냐면 한 번 거두면 무르기가 어렵거든. 파문 얘기를 전에 했잖아. 내보내는 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그러니까 들일 때 신중한 거야.
이건 지금도 비슷한 것 같더라. 밑에 사람을 두는 게 권한이 생기는 게 아니라 책임이 하나 늘어나는 거지.
그 손님한테 나는 이렇게 말했어. 미안한 게 아니라 안 정해서 그런 거라고.
뭘 맡길지를 처음에 말해두면 그다음부터는 시키는 게 아니야. 그 사람 일을 하는 거지. 그러면 서로 편해져.
기수식 얘기를 전에 했잖아. 첫 동작만 정하면 나머지가 따라온다고. 사람 쓰는 것도 비슷하더라고.
뭘 시켜야 할지 모르겠으면 말해봐. 그거 정리하는 건 같이 할 수 있어.